LARNET 게시판 아카이브
maybbs 백업 데이터로 복원한 읽기 전용 정적 게시판 (2018-09-23 백업 기준)
작품을 보고...
🏠 홈으로|전체 게시판 > 작품을 보고... > 게시글
영화보고 우리 술마셨어요. 그냥 잘 수가 없었어요.
어제 밥,꽃,양 상영을 보고 98년 정리해고투쟁 때 가족대책위 활동을 했던 친구와 현대자동차조합원인 친구의 남편과 저는 술을 마셨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그냥 이대로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어요. 우리 모두 그랬지요.

친구는 영화를 보는 내내 울었고, 술자리에서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는 말을 계속하면서... 친구의 남편은 "이제, 얼굴 들고 어떻게 다니나"하는 말을 했습니다.

저도 여러가지 감정이 복잡했습니다. 일기장을 폈는데 아무런 글도 쓸수가 없었어요. 저는 인터넷 영상자료를 보며 울기도 했지만 어제는 눈물이 나오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같은 울산에 있으면서 그렇게 처절하면서도 당당했던 아줌마들의 투쟁을 옆에서 같이 못했던 나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이들이 뒤돌아 나와버린 그곳에서 아줌마들을 외면하지 않았던 감독과 상영팀의 겪어야 했을 고통과 눈물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밥,꽃,양 상영 자체가 하나의 투쟁이었던 이 현실을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할 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습니다.

어제 상영을 앞두고 현대자동차 맞은편 주택가에 밥,꽃,양 포스터를 붙여놨는데 누군가 떼어내어 던져논 것을 제 친구가 하나하나 펴서 다시 붙였습니다. 그 친구 왈 "이런게 쪼잔하게 나오냐? 정말 기가 막힌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하기도 하였습니다.

밥,꽃,양 이 영화는 우리를 성찰하게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의 현재 모습을 보게 만드는 거지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숙제와 함께요...

어제 영화장소에 못왔던 분들을 위해 상영장 분위기를 약간 전해드릴께요.
저는 1회 상영장에만 있어서 그 분위기만 전할께요.

많은 사람들이 올까라는 불안이 있었는데 현대자동차노조 식당아주머니들, 현대자동차노조 조합원들(이분들 작업복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몇 명씩 같이 오셨는데 기분이 너무 좋더군요), 현대자동차노조 정공본부 동지들, 효성동지들, 금속동지들, 민주버스동지들, 평등여성회 동지들,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오신 동지들, 그외 많은 동지들이 2시간이 넘는 영화를 숨죽이며, 흐느끼며 보았습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임인애감독도 많이 울더군요.영화 시작 직후까지 많은 분들이 와서 바닥에 앉아서 같이 보았어요.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불편해하지는 않더군요.


밥,꽃,양 영화 다시 한번 되새기며 보아야 할 진지하면서도 가슴저린 영화였습니다.

조금 감정 정리가 되면 다시 올릴께요.
댓글 / 답글 (0)
등록된 댓글(답글)이 없습니다.
🏠 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