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꽃양...
밥이 밥하는 사람이고..
꽃이 투쟁의 꽃이고..
양이 희생양이라고 했나요..
밥꽃양은 지금까지의 노동다큐와 다른 어법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건 임인애 감독의 이전작품과 달라진..
그리고 같은 소재를 잡았다고 말했던 평행선과도 다른 예리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예리함은 특히 지금까지 금기시되어왔던..
소위 '지도부'에 가해지는 준엄한 비판 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도부 근처에 접근해가는 활동가들에 대한...
사실 노동영상이 단체와 현장패를 중심으로 계속 만들어져 가는 동안
지도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다룬 것도 있었지만..
그것은 이처럼 낱낱이 건드리는 것이 아니었지요..
또 예리한 시선은..
자본의 교묘한 술책.. 아니 늘 그래왔던 노동정책의 비열함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그러나 그또한 그 술책에 결국 놀아나는..
또는 합작품인 지도부들에게 연이어 찾아갑니다.
어쩌면 임감독은 지금의 노동운동이 잘못되어간다면..
그 첫번째 책임이 지금까지 노동운동을 이끌어왔던 수많은
지도부들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밥꽃양은 투쟁에 참가했지만, 그 과정과 결과에서
소외된 이들을 바랍봅니다.
사수대, 일반 조합원, 정리해고 당한 식당여성조합원...
특히 식당여성조합원이 98투쟁의 가장큰 희생양이었다는 것을
연신 강조하고.. 현 노동운동이 가진 한계의 총집합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to be continue
오늘 상영된 영상 맨 마지막에 찍힌 단어처럼 다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여기까지 밖에 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겐 이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고..
더 심각한 실제상황이 있어왔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식당조합원들이 정규직에서 하청으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했던
그 하청노동자들의 삶은 그 하나의 예일것입니다.
그 많은 것을 '밥꽃양'에 다 담을 수는 없습니다.
단 밥꽃양은 여기까지라는 것입니다.
투쟁전에는 강성이었던 지도부가 결국 무릎을 꿇고 돌아섰던 것이
단순히 지도부의 자질 문제가 아니고..
조합원들이 투쟁에서 소외되어진 상황이..
단순하게 소통되지 못한 장벽 - 소통장치의 문제인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전투적인 조합주의의 한계가 아닐까..
대우자동차,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서 보여지는 대로..
가장 강성인 현장조직이 집행부를 만들어도 그 투쟁의 과정에
꺼꾸러지는 모습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영상 중간에 녹색티를 입고 구구절절히 조합원의 입장,
노동자계급 투쟁의 원칙을 말했던 동지같은 이들이
그 순간에 집행부였다면 과연 어땠을까라는 아주 쓸데없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결국 단사주의 정규직주의등에 심각하게 빠져있는 근본원인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동해방이라는 늘 부르짖는 방향이 아니라..
현재의 유리한(?) 대공장조합원의 위치를 방어하는 데 급급해하다..
결국 몰려서 마지막에 희생양을 찾아 겉모습을 그나마 유지하는 선..
......
저는 98년 그상황을 조금 기억합니다.
현장에 잠시 있었고, 카메라를 들고 있기는 했지만..
투쟁의 주체도 적극적인 개입도 아닌 제3자의 혼란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끝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중간에 지쳐 떨어져 나갔던 타인이었습니다.
투쟁의 막바지에 갈때 공권력투입이라는 압박을 가하며..
끊임없이 노동자를 회유하는 협상단을 보내는 자본의 두가지 전술
그 안에서 갈등하는 사람들..
그리고 끝장을 보자했던 이들을 기억합니다.
밥꽃양에 나왔던 그 조합원들이기도 합니다.
밥꽃양을 보고난 후 올해 효성투쟁과 태광의 정리해고투쟁에서
만났던 의기로운 조합원들과 건강한 활동가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영화속에 나온 정규직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떠올립니다.
어쩌면 밥꽃양 보고 난 후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는 것은 당여합니다.
밥꽃양은 이만큼, 그 탁월한 예리함으로
지금껏 말하려하다가도 주춤하고(그 가장 큰 이유는 노노갈등의 논리)
말았던 것을 정확히 짚어낸, 또 투쟁속의 허실을 잡아낸 것만큼이고..
앞으로 놓여진 현실은 더 어렵고도 치열하게 살아가야할 것들이라는
생각.. 과제.. 다짐.. 약속..
그리고 나의 부족함 등등..
......
집에 돌아오자 마자 글을 쓰니..
정리가 잘 안됩니다.
그래서 이만큼으로 끊습니다.
다른 이들의 영화에 대한 느낌과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