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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꽃양 이야기모임] 내게 '밥꽃양'은 무엇인가?
<font color="blue">Ⅰ. 내게 '밥꽃양'은 무엇인가? </font>

지금 나를 사로잡고 있는 문제는 '나는 누구인가' 이다.
다소 뜬금없이 들릴 수 있는 이 화두는 그동안 나로 생각하고 살았던
시간들이 갑자기 총체적으로 낯설고 부정적으로 보이는 현상으로 드러
났고, 그 시간들은 온전히 '운동'을 향해 내달리던 시간이었다.
단정적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그래서 나는 이 영상들이 두려웠다.

최근 몇년새 '기억'이란 주제를 앞다퉈 다루고 있는 것은,
그것이 인간을 구성하고 규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소이기에 그런 것
같다. '기억'은 의식적인 관념을 넘어 몸에 스며들어 물화된다.
그것이 '나'를 지배하고 '나'를 구성한다. 이것과 싸우는 인간의
투쟁은 사실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닌것 같다.

사회와 그 구성원들의 관계의 그물망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해지면서 '의·식·주'의 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그것 자체가
삶의 의미이고 예술이 되는 그런 날은 사라져버린 것이다.
문제의 근원을 따져 올라간다면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근대사회'
가 문제겠으나 결국 그것조차 인간의 활동으로 이루어졌고 그 넘어
섬 또한 인간의 활동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밥꽃양'은 가장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가장 곤란한 질문자이다. 이 질문은 곧 '삶의 태도'와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우리의 '활동'과 그것이 만들어낼 '미래'에 대한 것
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나'를 돌아보고 '나의 습관'을 극복하지
않으면 그저 말로 그쳐버리는, 다시 말해 스스로에게 또하나의 거짓
말을 보태게 되는 셈이 되므로 신중할 수밖에 없는 아니 할말을 잃기
십상인 문제인 것이다.

현재 내가 내린 최선의 대답은 '밥꽃양'이 던져준 질문들은 누구나
에게 유효하다는 것을 믿고, 그 질문에 대해 사람들이 각각 판단하
고 생각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기회
즉 질문을 던지고 관객들과 이야기할 기회마저 봉쇄당했다는 것,
가장 저열한 딴지에 걸렸으며 그것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고스란히
이 영상의 질문들과 연결된다는 것이 바로 이 투쟁을 함께하면서
확인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내가 '밥꽃양'과 라넷의 투쟁을 함께 한다는 것은 나자신
에게 던져진 질문들을 끊임없이 상기하면서 조금씩 대답을 만들어
나가는 활동인 것이다.

<font color="blue">[Ⅱ] 진실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font>


이 투쟁의 과정에서 검열게시판의 네티즌들은 각각 중요한 글마다
밑줄을 그어가며 날짜와 시간까지 확인해가며 사건의 과정을 추적해
들어갔고, 영화제측 프로그래머들과 현자 영상패, 심지어 나중에는
인권운동사랑방과 3.8여성회 등등이 나서서 그 틈새를 공략해 들어
갔지만 그들의 세밀한 추적과 정확한 판단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게시판의 네티즌들은 드러난 다양한 자료들을 검토하여 결국 라넷과
영화제측 그리고 그 뒤의 외압의 실체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완벽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소위 '작전세력'
들은 전혀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그동안 열렬한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며 운동권의 건강성을
상징한다고 믿어져왔던 인권운동사랑방이 '조사'를 해서 우리에게
진실을 알려주겠다고 나섰지만, 사실에 대한 억지해석을 통해 뻔한
의도만을 드러낸 채 '자기검열'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많은 사람
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사실과 그 사실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조사자'의 의식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그 뻔한 사실을
모를 리가 없음에도 그들이 그런 결론을 내리는 것을 보면서 이 투쟁
의 끝을 봐버린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지적했듯 인권운동사랑방과 라넷은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서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보가 참으로 걱정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어쩌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진실 그 자체가 아니라
'진실을 만드는 것' 이다. '마녀사냥'을 비롯한 수많은 소위 작전
세력들 또한 자신들의 진실을 공식화시키고 관철시키기 위해 뻔질나게
검열게시판을 드나들고 있으며 그들의 그런 시도는 현재로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밥꽃양'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동기와 이유로 이 일에 관심을
갖고 있겠으나, 이 투쟁 자체가 진실을 만들어내고 있는 혹은 은폐된
진실을 드러내고 있는 일이라는 것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라넷과 네티즌들 그 지지자들은 이미 어떤 '진실'에
도달해 있으며 이제 남은 것은 그것의 선언이 아닐까 생각한다.

<font color="blue">
Ⅲ. '검열당한 투쟁, 검열을 거부한 영화 밥꽃양'에 관한 책출판을 제안한다. </font>

<b>
"밥꽃양이라는 기록이 담고 있는 사실들이 우리의 기억속에
복원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런 기록들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공유되면서 하나의 각인으로 남겨져야 한다" </b>
- 김상철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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