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 번호: 4152
글쓴날 : 2001-12-18 19:23:13
글쓴이 : 운문산적
밥.꽃.양은 진실되게 살아 가려는 사람들에게 몇가지 화두를 던진 것
같습니다. 제 수준에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 화두---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현실의 생동감을 반영하는 모든 사상,사유는 솟구쳐 올라오는 새싹과
같이 싱그럽고 생동감이 넘치기에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게 됩니다.
부처 생전에 부처가, 공자 생전에 공자가, 맑스 생전에 맑스가
그들의 사상이 온갖 박해와 탄압에 불구하고 세상을 휘어잡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성공이 그들 사상의 종착점이 될줄이야......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푸르른 것은 생명의 나무다 라고 말한 괴테는 사상과 현실의 이 끝없는 긴장을 이해한 것이며 무덤의 맑스가 살아난다면 자신은 맑스 주의자가 아니라 할것이라한 엥겔스 또한 이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밥.꽃.양에서 등장하는 핵심 인물들----노동운동을 내세워,운동의 대의를 내세워 노동운동을 질식시키고 압살하는 자들--- 그들은 80년대 거친 투쟁과 혁명의 시대에 탄생한 혁명적 노동운동의 잔해이며 흔적인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것입니다. 어떻게 노동운동이 저렇게까지 타락했을까? 더욱 궁금할 것입니다. 저렇게 타락한 지도자들이 어떻게 거대한 세력을 이루어 노동운동을 추악하게 타락시킬수 있으까?
그리고는 절망에 빠져들 것입니다. 저들을 극복할 세력은 과연 존재하는가?
노동운동의 대의아래 노동운동이 질식되기 시작한것은 90년대 중반을 넘어서 면서 부터였습니다. 그 절정은 98년 2월의 정리해고 노사정 합의입니다.
98년 8.23일 현자에서 일어날 일들이 이미 일어난 것입니다. 현자의 정리해고 합의는 그 후속편에 불과한 것입니다.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 노동운동을 뿌리채 전복시켜야만 하는 이 역설적 상황. 인권운동을 위해 인권운동을 송두리채 뒤집어야만 하는 상황을 밥.꽃.양 다큐와 외압사태. 그이후 사이버상의 논쟁은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노동운동을 위해 노동운동을 죽여라.
글쓴날 : 2001-12-18 19:39:07
글쓴이 : 임 꺽정 조회 : 125
제목: 희망은 언제나 처절한 절망 끝에서......
운문산적님. 글 잘 읽었습니다.
밥.꽃.양을 둘러싼 이 치열한 투쟁 역시 희망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 됩니다. 거대한 불길도 한점 불꽃으로부터.
글쓴날 : 2001-12-18 19:55:50
글쓴이 : 정현아 조회 : 121
제목: 화두를 이어받아
밥꽃양을 보고 머리속이 참 복잡했습니다.
한때 학생운동을 한 적이 있고 직장에선 노조활동을 하고 있고
(정말 미천한 수준이지만) 노동운동을 어렵게 하신 분들을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밥꽃양에 등장하는 사람들 또한 87년에 거리에서 노동해방을 외친
사람들일텐데, 운문산적님의 말처럼 --- 그들은 80년대 거친 투쟁과
혁명의 시대에 탄생한 혁명적 노동운동의 잔해이며 흔적인 것입니다.
- 어째서 현재에는 그들이 타도하고자 했던 무리들, 혹은 모습들일까
자신들은 그것을 알고 있기나 한걸까?, 이곳 게시판에서 자주 등장했던
미워하면서 닮아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이런 저의 의문에 대한 답이였다고 생각합니다.
평행선에서의 고소고발, 외압, 검열. 그 이전으로 들어가면
정리해고 싸움을 두고 조합원과 지도부들의 끊임없는 엇갈림,
식당아주머니들의 집단정리해고, 복직투쟁할때 노조지도부들의 태도..
우리가 머리속에 그리고 있는 노동운동의 모습과는 정면으로 위배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정리가 잘 되지는 않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의 것들을 부수어야 하고
떠나보내야 할 때 붙잡고 있는 모습은 더욱 추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제 더이상 미루어서는 안될 일을 우리모두
목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