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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꽃양을 본 감상평입니다
게시물 번호: 3267
글쓴날 : 2001-11-25 23:45:23
글쓴이 : 정리해고자 조회 : 112
제목: 밥꽃양을 본 감상평입니다.


전 현대자동차 98년 정리해고 투쟁때 정리해고 당했던 정리해고자중에 한 사람입니다. 지금은 복직되어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뛰어난 활동가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조합원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노동조합에서 하는 행사는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편입니다.

저는 지난번 울산에서 상영한다고 할때 갈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사정이 있어 가지못했습니다. 영화를 보지 못하고 있다가 여기에서 인터넷상영을 한다고 해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고 보았습니다.
3년전의 아픔이 다시 되살아나는 느낌이었고 이 영화를 만든 라넷에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전 영화를 끝까지 지켜보면서 때로는 감동이 때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자본과 정권에 대항하는 식당아줌마들의 투쟁이 거의 없었고 노동조합에만 불만과 항의를 표시하는 모습으로만 그려졌다는 느낌때문에 아쉬움은 더욱더 컸습니다.

따라서 당시 그 투쟁을 경험하지 못하는 많은 관람자들께서 감상평에 노동조합활동가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느낌을 적어놓은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식당아줌마들의 투쟁은 사실상 그들만의 투쟁은 아니었었고 남성정리해고자들과 해고자들이 같이 복직투쟁을 만들어온 과정도 있었습니다.
또 많은 활동가들이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영화를 만들때 잠시라도 그런 과정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면 더욱더 좋았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식당아줌마들도 때로는 힘겹게 투쟁해왔고 노동조합이 외면하는 행동때문에 복직투쟁과정에서 소외감을 가진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양심적인 활동가들이 곁에서 연대하고 지원하는 활동으로 인해 힘을 얻어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우리의 투쟁과정에서 잃는것도 있지만 얻는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정리해고 복직과정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불만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는 우리의 복직투쟁을 지지해주고 힘을 보태준 활동가들도 많이 있었기에 복직이 될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노동조합에서도 잘못한 과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투쟁은 회사와 정부를 향한 분노였고 행동이었습니다.식당아줌마들도 회사를 상대로 투쟁을 한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나이도 어린 경비들에게 두들려맞기도 하고 인간적인 수모도 여러차례당했습니다. 회사놈들도 아줌마들에게 입에도 담지 못할 욕설도 퍼붓는걸 제가 직접 목격하기도 했고 싸우기도 했습니다.
전 밥꽃양을 보기전에 과거의 투쟁을 다시한번 떠올리면서 설레이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근데 영화를 다보고 나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너무 인터뷰내용이 많아서 투쟁당시의 상황이 제대로 관객들에게 전달이 될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야 그 투쟁에서 같이 있었던 사람이어서 알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겠구나라는 그런거였습니다.
그리고 노조활동가들에 대한 적개심이 너무 많이 드러나는거 같아서 조금은 갑갑한 심정이었습니다. 우리가 투쟁을 하면서 노조활동가들에 대한 비판을 때로는 많이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한걸음씩 전진해왔고 반성을 해왔습니다.
제가 아는 식당아줌마들도 이 영화를 보고나서 아쉽다는 말을 저에게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사실 노조활동가들을 너무 부정적으로 그려놨고 복직투쟁할때 많은 부분들이 너무 많이 빠져있어 식당아줌마들의 투쟁이 너무 나약하게 그려졌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많은걸 기대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너무 많은 욕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화만든다고 너무 고생을 많이 한 분들에게 제가 실례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울산상영이 있다면 저도 꼭 가서 직접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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