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영상 - 평조합원의 언어, 지도부의 언어
올해 상반기에 총력 투쟁할 때 언론은 매일 나팔을 불었다. 나라가 가뭄이 들어 농민들 산더미 같은 근심 걱정에 한숨만 푹푹 내쉬는데 무슨 놈의 파업이냐고, 즈그들만 잘 살 거라고 파업이냐고. 매일 때렸다. 매일. 가뭄이라고. 노동계는 가뭄 극복에 동참하라고. 파업을 접으라고.
전국농민회총연합 쪽에서 그거(가뭄)랑 그거(파업)랑 무슨 상관이냐고 반론을 폈지만 역부족이었다. 농민도 괜찮다는데 언론은 즈그들 마음이 더 쩍쩍 갈라졌나보다. 돌아삘뻔했다.
급기야 현대자동차 노조가 7월 5일 대소위원 4시간 파업을 결정내리면서 전국적 전선에는 큰 균열이 생기게 되었다. 이 과정을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하나 매년 반복-연출되는 상황들의 하나로 간주된다. 예컨대, 금융총파업도 그랬고 예전 지하철도 그랬고 한국전력도 그랬었다. 긴장고조-조합원 집결-파업 준비 완결과 함께 저들도 관계기관 대책회의-검찰, 불법파업 규정-협상은 계속...... 밤 마감뉴스까지 내일 OO노조 파업 예상-극심한 피해 우려(출근 대란, 금융업무 마비, 생산 현장 스톱 등)-아직 협상중이어서 일말의 기대. 그리고 아침 뉴스를 봤을 때 허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새벽 4시 시한부 총파업을 앞두고 직전 극적 타결!!! 그리고 우리는 아침을 맞이하여 여느 날과 마찬가지의 하루를 살아간다. 세상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중얼거리면서.
어떤 세력들은 이런 말도 한다. 언론을 잘 활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리고 전술을 유연하게 짜자고. 고립을 피해야 한다고. 그래서 유연하게 짠 전술들이 예컨대 96-97 총파업의 끝물이었고, 현대자동차였으며, 그러한 이유로 승리한 투쟁으로 평가내려진다. 노동의 시민권이 획득되어가고 있다고, 그래서 정치세력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승리한 투쟁의 뒤에는 짤린 사람들, 등을 돌리고 쓸쓸히 운동으로부터 멀어져 간 사람들, 침묵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무도 드러나지 않는다.
여론. 조작된 여론도 여론으로 간주되어진다. 그 과정이 어쨌든지 간에 그런 식으로 우리를 고립시키는 여론이라면 눈치보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한다. 당면 싸움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그 여론을 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회피시키려는 노력은 비겁한게 아니라 합리적인 게 아니냐고 한다.
그러나,
왜 침묵하고 있는 여론을 끌어내지는 못하는가. 조합원의 언어, 대중의 언어를 가로막아가면서 언제까지 저들의 입이 우리를 위해 쓰여지기를 기다리는 것 말고 왜 다른 것을 하지 못하는가. 조합원의 언어, 대중의 언어를 조직하고 동원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 말들을 막지나 말라는 것이다. 대중에게 자신의 언어를 돌려줘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