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은 처음으로(?) 정리해고를 수용한다는 안을
조합원들 앞에서 발표하고 있었다
그는 말했다
위원장은 달라야 한다. 차선이 아니면 차차선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말했다. 나 혼자 결정하는거 아닙니다.
이 말은 조합원들과 함께 결정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분명히 존재하는 노동조합의 권력들이 모두 합의할 거란
또는 이미 합의했다는 이야기였다.
아우성 속에서 가족 중 한명은
유인물을 박박 찢고 일어섰다
햇볕아래서 피가 마르는 한달을 살면서도
노동운동을 믿고 노동조합을 믿고
공권력에 밟혀나갈 것을 각오하고
이번 투쟁에 자신들 삶의 자존을 걸었던 사람들은
분노하고 소리치며 안을 철회하라고 외쳤지만
그들은 처음부터 아무런 결정권이 없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희생양으로 점지된 식당아주머니들은
처음으로 쉰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곧 빼앗기는 마이크와
판을 정리(!)하기 위해 아주머니를 밀어내는 사람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이 정녕 고락을 함께하며 끝까지 싸우자고
관을 맸던 사람들인가...
마이크를 뺏은 사람은 9대 위원장 이상욱이다.
이번 선거에서 3등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현재까지 현자노조에서 좌파임을 주장하며
가장 전투적이라 자임하는 민투위 사람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노동운동을 걱정한다는 사람들은 또다시
대안이 없지 않느냐며 민투위를 밀고 있었다
아줌마들을 미리 불렀단다
위원장들이 아줌마들을 만나러 와서
선은 이렇고 후는 이러니
당신들이 희생하지 않으며
우리는 다 죽는다
그걸 바라느냐고 했단다...
"식당 아줌마들 한명도 내보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공권력 두렵지 않습니다."
"열심히 동참하는 아줌마들 해고시키고
왜 노동조합 자체를 무력화 시킵니까
약한자들 보호하는게 노동조합 아닙니까?
제발 부탁입니다...
노동운동 그런거 아닙니다."
조합원들은 다 알고 있었다
식당아주머니들을 희생시킨다는 것 자체가
그간의 싸움을 헛지랄로 쑈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 싸움은 이렇게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렇게 끝나고 나면
모든게 끝장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나 집행부라는 사람들은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위원장의 말대로 그는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