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는 생명이다 끝까지 사수하자!!
어느 집회에나 구호가 있다.
웬만한 구호는 행사전 모두에게 공지되고
정해진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친다.
요즈음 집회에서는 구호조차 나른하여 구호가 담긴 뜻이
더 이상 선명하지도 절박하지도 않다.
특히나 대규모 쪽수를 자랑하는 집회나 평화행진이 뒤따르는
집회의 구호는 문구와 상관없이 정말이지 나른하기 짝이없다
그런 집회 분위기에 익숙하고 평화행진에 지칠때쯤
대우자동차 정리해고자들이 산곡성당에 모여 했던
집회는 묘한 감정으로 일렁이게 했다.
춥고 스산하며 정리해고의 칼바람과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꽁꽁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
공장점거 투쟁전 전야제를 치르는 자리였다.
문화패들의 노래와 선전선동이 있었다.
횃불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어두워서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횃불아래 그들은
결의에 차, 있기 보다는 너무나 슬퍼보였다.
공장점거를 하러간다는 연단위의 사람들과 연단아래 사람들의
괴리를 실제로 느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 날 그 자리에서 차마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아버린 느낌이랄까.
그 눈은 터질 것 같았으며 꼭 무슨일을 저지르고야 말 사람들 같았다.
분노보다는 슬픔으로, 슬픔보다는 허탈함,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것들..
그러나 별다른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쯤....어떻게 되었을까.
오늘 영상을 보면서,
이때의 감정이 되살아 났다.
지도부는 생명이다 끝까지 사수하자
이것은 구호로써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외치는 것 같았다.
속았다고 느꼈을 때, 누군가가 그랬던 것 같다
속았다고 느꼈을 때, 속았던 행위가 진심이었다면 회복이 어렵다고..
몰랐을 수도 있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고 그저 집회에서 그 당시에 절박했던
구호였을 수 있다. 선창한 사람이나 따라 하는 사람이나
의례 있을 법한 일이고, 당시의 엄혹한 상황에서 지도부를
사수하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되돌아 봐야 할 때이다.
현재가 되어, 이렇게 아프게 찌르고 있지 않은가,
언제까지 지나간 일을 묻고만 있을수는 없을 것이다.
이 영상으로 내가 대우자동차를 기억하듯이
말하지 않는다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다.
표현하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가슴속에는 아직도 이날의 영상이 각자 기억의 형태로
남아있을 것이다.
단순히 저 구호를 외쳤던 당시가 아니라
저 과거는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다.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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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에 코를 박고,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눈알이 벌겋게 상기되어도
저는 솔직히 아직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