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싸움.....
2001년 울산은 여전히 98년 여름에서 멈추어 있다.
아니 98년 여름은 거세당해야 할 대상이 되고 있다.
98년 여름의 끝...그때는 모두 침묵했었다.
정리해고를 수용한 위원장도 침묵했고
36일 파업농성장을 빠져나가는 조합원들도 침묵했었다.
277명의 정리해고자들도 침묵했고
1500여명의 무급휴직자들도 침묵했다.
현장활동가들 역시 침묵했다.
그 속내와 상처를 알 수 없는 깊숙한 침묵이었다.
98년...
식당아줌마들의 농성텐트가 노조사무실앞에 있었지만
거대한 침묵은 아줌마들의 소리를 잡아먹었다.
99년...
무급휴직자들의 현장복귀가 끝나고
정리해고자들의 리콜이 불거져나오면서
현대자동차의 긴 침묵은 깨지기 시작했다.
식당아줌마들은 재론되기 힘든 뜨거운 감자였다.
그 엉킨 실타래를 풀기만 하면 모든 것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놓고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 한편을 놓고 술렁거리는 울산...
결코 존재하지 않아야 할 것들이 한 편의 영화를 통해
현실로 승인받기 시작하자 마자 지금 울산이 분주하다.
라넷이 마녀로 둔갑하고
사전검열의 문제가 조직간의 알력으로 둔갑한다.
하지만 그 어떤 방해도 저지도 현실을 이길 순 없다.
침묵은 절망을 버티는 특효약으로의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