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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bbs 백업 데이터로 복원한 읽기 전용 정적 게시판 (2018-09-23 백업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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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은 사람들에게....
98년 여름이 재현되는 리얼 플레이어의 작은 창....
그때 대공장 파업의 큰 행렬에 파묻혀 있었던
식당 아줌마들의 동작이 하나하나 섬세하게 복원된다.

밥을 만들기 위하여 생쌀을 씻어 방앗간으로 들고가서
쪄 날라오고, 조합비를 한푼이라도 아낄려고 시장을 돌아
푸성귀를 모아와서 치고 다듬고 양념을 풀어 국을 끓이고..
그렇게 차려 놓으면 먹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 밥.
또 그 빈 밥그릇을 씻어야 하는 설거지...

파업은 일상의 노동을 정지하는 것.
그 노동의 정지가 생산과 이윤을 정지시키고
그래서 회사를 압박하고 타격한다.

그래서 파업은...
매일매일 반복해야하는 꽉짜여진 노동으로부터
노동자들을 잠시 해방시킨다.

그러나 이 싸움은...
그 밥짓기를 하지 않아도 되었던 98여름은...
아줌마들에게 밥짓기를 계속하도록 했다.
물론 애가 쓰이고 속이 타는 심정으로
아줌마들이 나서서 만들어준 밥이었지만..

어쟀든 모두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아줌마들에게서 진정한 파업의 시간을 빼앗았다.

그리고 파업이라는 대형 정치적 사건 속에
밥은 어떻게 해먹었는가...라는 것은
도저히 관심꺼리 조차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온 힘을 다 쏟았던 그 파업의 시간이
아줌마들에게 배신의 시간으로 되돌아오자
자신들의 노동에 대한 의미를 우리에게 되묻고 있는 것이다.

생존의 벼랑끝에서도 버리지 않았던 아줌마들의 당당한 자존심,
힘좋은 젊은 시절을 다 받쳐서 만든
밥짓는 노동에 대한 프로페셔널.
무시할 수 없는 아줌마들의 전문성.

어느 누구도 적당히 한구석으로 대충 밀쳐놓을 수 없는
밥의 문제, 재생산 노동의 문제를
이 사회 한복판으로 밀고 들어오는 아줌마들의 싸움은
세상을 느끼는 감각을 전혀 다르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평조합원들은 그때 스스로 끼니를 해결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아줌마들의 밥을 먹은 그 몇백명은
아줌마들이 만들어준 밥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댓글 / 답글 (3)
↳ 물어봅시더
386아줌마2001-11-02 11:16
자유게시판 -
게시물 번호: 732
글쓴날 : 2001-10-09 16:59:23
글쓴이 : 386아줌마 조회 : 99
제목: 물어봅시더..


기족대책위가 뭡니까?

오늘 영상보고서 보니까
애들앞에 세워 행진하던
그 미시아줌마(?)들 맞지예!

건데 그런 모임이 원래 있는 건지..

그 젊은 아줌마들..뭡니까?
뭔가 불길한 예감이 막 드네예
그 아줌마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가족들일낀데..

진짜 그 당시 뭐했던 젊은 아줌마들입니까?

왜왜
식당아줌마들이
그들에게 밥해서 배식까지 해주고 있나예..
그것도 제다 모자쓰고 행진하고 밥먹는 모습이
싸움할려고 하는게 아니라 꼭 손님처럼 비쳐지는 게
왜 그런데요..

이 영상보고 저만 이렇게 느끼는건가요..
어휴 죽겠네예..미치겠네예

진짜 그들은 어떤 아줌마들입니까?

왜왜왜.........왜왜왜...
식당언니들이 그들에게 밥까지해서 배식까지 해주고
왜 이런 나자빠질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났는지...

울산 그 젊은 아줌마들 정말 다 여기와서
한마디씩 말좀해보쇼예..제발제발..

우와 열받아..이 씨팔..

아줌마라고 다 같은 아줌마들이 아니군..

나 울산아줌마님...혼자오지말고예...
그 당시에 같이 했던 젊은 가시내들
여기로 다 끌고오쇼..그리고 좀 씨부리보쇼..
우째된 일인지..제발제발..






↳ 나, 현대자동차 가족대책위
386아줌마에게2001-11-02 11:21
자유게시판 -
게시물 번호: 755
글쓴날 : 2001-10-10 13:57:26
글쓴이 : 386아줌마에게 조회 : 132
제목: 나, 현대자동차 가족대책위


나도 모르겠어요.

기가 꽉 막혀요.

도대체 어쩌자고, 무슨생각으로

그렇게 당연한 듯이 식당아줌마들이 해준 밥을 얻어먹고

앉았었는지...


그저, '고맙습니다.'라는 한 마디로 예의를 차리면 된다고 생각했지

식당아줌마들의 밥짓기가 무엇이었는지,

식당아줌마들이 해준 밥이 무엇이었는지

38일동안이나 밥을 얻어(처)먹으면서도

그 의미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가족대책위가 대단한줄로만 알았습니다.

방송과 언론의 맨처음을 장식하며

전국방방곡곡 이름을 날리던 '가족대책위'!

그 위력에 대한 노조와 언론의 호들갑과 치켜세움이

정말로 정말로 사실인줄로만 알았어요


그래서 식당아줌마들은

우리들 뒤에서 밥이나 해주는 사람들이라 생각했지

그들이 방앗간에서 찧어온 쌀이

시장 구석구석 주워온 야채부스러기가

우리들의 하루하루 때거리가 되고

우리와 아이들의 생명을 이머준다는 생각은

정말로 정말로 못했습니다.


그들이 밥을 하며 밥을 통해서

처절하게 절규하고 투쟁하며

우리 전부의 투쟁을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은 정말로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진짜 쭉정이가 우리 자신이었다는 것을

투쟁의 끝무렵에서 알게되었습니다.

위원장이 정리해고 수용할 때, 그때서야 비로서

우리는 현실을 똑똑히 보게되었습니다.

우리에겐 아무런 결정권이 없었다는 것....


물론 우리도 자신의 목소리를 낸 적도 있었어요.

한 남자의 아내로 투쟁에 참가했지만

38일간의 기나긴 투쟁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남편을 벗어나 자신의 목소리를 드높히고 있는

새로운 자신을 만나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우리는 정리해고 수용이

우리들의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이미 오래전에 결정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가장 늦게 깨달았고

하루 아침에 우리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어요.

남편들의 목소리와 결정을 고스란히 따라서...



--------부끄럽고 죄스럽고 고통스럽고 슬퍼서

오늘은 더 이상 글을 쓸수가 없습니다----------------






↳ 그래도 그렇죠
x아줌마2001-11-02 11:23
자유게시판 -
게시물 번호: 758
글쓴날 : 2001-10-10 14:33:29
글쓴이 : x아줌마 조회 : 89
제목: 그래도 그렇죠..


참 이해가 않가예..

이건 상식아닌가예
자연스럽게 손위아래가있듯이
그냥 그런 모습을 보면서
뭔가 느끼지 못했다면
그 당시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네예..

이건 뭐 고민하고 생각하고 말고 그런 일이 아닌 것 같은데..

386아줌에게님이
올리신 글보니까예
가족대책위가 뭔지
무슨활동을 했는지 짐작은 갑니더..

괴롭고 고퉁스럽고 슬퍼더라도예
여기에서 많은 말들..솔직한 자기표현들
많이 해줘야 될낍니더..

아마 그 당시 가족대책위 참여하셨던 아줌마들
한두명은 아닐꺼 아닙니꺼..

식당아줌마들의 그 넓고 넓은 심성에서
우리는 아무도 자유롭지못하니까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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