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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란 호칭에 시비 건 아줌마가 씁니다
Name 황정혜 [hwangkid@hanmail.net]


Subject 아줌마란 호칭에 시비 건 아줌마가 씁니다.


오늘 서울에서의 7시 상영을 보고 식당아줌마라는 호칭에 대해 식당여성노동자로 정정을 제안한 사람입니다. 저는 34세의 주부랍니다. 그런데 때때로 사람들은 저보고 아줌다 답지 않다고들 합니다. 그들은 아마도 호의를 가지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난감합니다. 난 아줌만데... 왜 아줌마가 답지 않다는 것을 좋은 뜻인양 얘기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곤 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지금과 달리 다양한 아줌마의 모습이 있어서 아줌마라는 호칭이 정당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분명 투쟁하는 식당아줌마들은 아줌마라는 호칭에 담긴 의미를 풍부하고 다양하게 해준 분들입니다.

아줌마라는 호칭은 분명 하대가 아니지요. 그런데 우리 사회의 암묵적 합의로서 아줌마는 많은 부정적 의미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간과하지 않습니다.

밥꽃양에서 순결한 투쟁을 보이신 식당여성노동자들은 그들이 스스로를 아줌마라고 불려지기를 자처한 그 순진한 겸양 때문에 더욱 크게 버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생산라인의 거대한 기계들 속에서 일하는 남성노동자와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를 대비하는 화면을 보면서, 저 거대하고 정교한 기계를 만들어내는 높은 이성의 소유자인 인간은 왜 아직도 여성과 남성, 노동자와 자본가, 배운자와 배우지 못한 자를 그토록 구별지으며 끊임없이 차별을 양산해내는가 하는 질문이 고통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할 때 우리 식당여성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을 위해서 밥을 짓지 말아야 했습니다. 스스로 같은 노동자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그렇게 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똑같이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하면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밥을 짓는 것은 일견 고귀한 모습일 수 있겠지만, 스스로를 '아줌마'(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로서)의 입지로 묻어두며 자신들이 당할 고통을 예견하는 태도였습니다. 그 밥을 먹고 이들을 배반한 노조 지도부의 악행은 접어두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말 대단했고, 투쟁을 통해 발전해가는 이들의 의식은 놀랍기만 합니다.

한 감독의 말처럼 밥꽃양을 본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이 영화가 제기 하는 문제들을 잊지 않고 떠올리며 세상과 맞서길 바랍니다. 저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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