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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보고서 <밥.꽃.양>을 보고
글쓴날 : 2001-12-10 06:41:11
글쓴이 : 펌 조회 : 93
제목: [박세연] 영상보고서 <밥.꽃.양>을 보고


박세연 Access : 19 , Lines : 3

영상보고서<밥, 꽃, 양>을 보고서....

과연 누구를 위한 노동조합일까??




답답하다. 화가 난다.

거짓말만 하는 정치인들과 돈밖에 모르는 자본가들,

그리고 그들에게 빌붙어 재미보고 있는 언론들을 보면서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같은 약자들중에서 자기보다 더 약자라고 무시하고 천대하는

소위 '좀 안다는 노조위원장과 노조간부들'에게 더 화가 난다.

입안에는 욕설이 가득하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 입안에서 꿈틀거린다.



영상보고서 <밥, 꽃, 양>을 보는 동안 줄곧 내 머리 속에서 떠돌던 생각들이다.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노조안에서 누구를 무시하고 누구를 절대시한단말인가...

이제껏 내가 가지고 있었던 노동운동에 대한 생각들과

영화를 보며 느낀 점들이 머리속에서 뒤엉켜 난리를 쳤다.

비록 심각한 고민까지는 아니었지만 예전에

선배들을 따라 집회란 데에도 여러번 따라다녔었다.

민중생존권쟁취투쟁!!!

아직도 98년에 노동자 문화제를 준비하면서 외치던 구호가

내 머리속에서 생생히 울리고 있다.

그런데 이게 뭐란 말인가.

그렇게 대단하고 수고한다고 생각되던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이것은 배신이다. 민주주의를 부르짖고

사회적 형평성을 부르짖으면서 누구보다도 앞장서온 저들이,

그들 스스로가 나서서 지켜줘야할 사람들을 무시하고 천시한다는 것이 믿기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직접 보고서를 작성하신 감독님의 설명과 답변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다른 무언가를 부여잡고 생각하느라 제대로 듣지못했다.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면서 머리 속은 영화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로 가득했다.



정치학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님이 '과두제의 철칙'에 대해서 설명하신 적이 있었다.

아무리 민주적인 집단일지라도 조직이 커지고 다양한 의견이 나올수록

결국 '효율성' 혹은 '능률성'을 위해서 민주적인 방식보다는

소수의 간부들이 모여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구나 이것도 과두제의 철칙으로 설명할 수 있구나.

그렇다면 노조가 파업은 왜 했지?

구조조정, 정리해고....

기업이 '효율성'과 '능률성'을 이유로 주장하던 것을 반대해서 파업했는데

자기네들이 '효율성'과 '능률성'을 이유로 노조원을 무시한다!! 이런...



답답했다. 이런 일이 생긴다는 현실이 너무 싫었다.

얼마 전에 큰맘먹고 사회당 입당원서에 서명을 했다.

그땐 얼마나 뿌듯했는데 지금은... 내가 과연 잘했나싶은 생각이 든다.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내년에 과학생회를 준비한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후배가 학생회 색깔에 대해서 말할 때 나는 자신있게 말하지 못했다.

멍한 내 머리는 어떤 답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배의 전화를 끊고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지금의 학생회도 혹시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극단적으로 무시하거나 천시하지는 않지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과두제의 철칙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고 머리야..시험만 마치면 선배들 불러서 좀 따져야 겠다.

이 영화보여주고 어떻게 생각하냐고..

그때까지 인터넷으로 상영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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