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진영 내의 파시즘일까?
울산 인권영화제 개최 - 집행위의 주장으로 상영여부 재검토 - 사전검열, 표현자유의 논란 -
평등세상을 여는 울산 여성들 영화제 조직위 탈퇴 - 울산영화제 홈페이지 폐쇄 - 신임 현대자동차 노조 위원장, 인터넷미디어
'오마이 뉴스'를 통해 밥.꽃.양의 상영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발표, 밥.꽃.양 인터넷을 통해 공개됨
98년부터 2000년까지 현대자동차 식당여성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담은 영화
'밥.꽃.양'은 인권영화제에서조차 대접받지 못한 작품으로서 '진보진영안에 도사린 파시즘'이란 논쟁까지
가져왔다.
10월 23일 울산 근로자 복지회관에서 밥.꽃.양은 2회에 걸쳐 상영되었고 이 자리에는 밥.꽃.양에 대해 인터넷으로
계속 알려온 노혜경 시인이 참여하기도 했다. 단, 이 자리에는 감독과의 대화등은 마련되지 않았고 라넷 자유 게시판 "http://larnet.jinbo.net" 을 통한
토론으로 대신한다고 밝혔다.
도대체 약 2시간 30분 정도의 필림에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런 논쟁을 가져오며 어렵게 상영되었는지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밥.꽃.양'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영화다. 편집.연출을 제외하면 화면은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고 있으며 크게
1. 노사정 합의와 국가경제, 2. 밥, 3. 파업의 심리학, 4. 우리가 텐트를 철거하지
않는 이유, 5.사라지지 않는 과거의 제목으로 나뉘어져 있다. 밥은 밥하는 사람, 꽃은 투쟁의 꽃, 양은 희생양을
의미한다고 한다.
본격적인 제목이 나오기전 영화는 한 식당여성 근로자를 통해 어렵게 근무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심경을 보여준다. '노사정
합의와 국가경제'에서는 98년 당시의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문제로 촉발된 총파업 과정을 보여준다.
'밥'에서는 정리해고 통지를 받은 노동자들의 가족들까지 파업현장에 가담하면서 '먹어야 싸운다.'는 얘기를
하며 파업 현장 근로자들과 동참한 가족들을 위해 어렵게 밥을 짓는 식당 아줌마들의 모습과 함께 여성차별과 가사노동에 대해
얘기한다.
'파업의 심리학'은 영화에서 가장 긴 부분을 차지하며 노조 내에서의 갈등, 지도부와 노조원들간의 원활하지
않은 정도를 넘어 단절되다시피한 대화통로를 보여주고 언론에 대한 이미지에 신경쓰는 노조위원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언론의 왜곡과 파업당사자들로서는 어이없는 중재안의 수용에 허탈해 하는 노조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로는 극한 상황에 몰린 식당 여성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노조 집행부에 대해 단식농성을 벌이는 상황을 조명하고
있다. 결국 식당 아줌마들의 농성은 끝나지만 영화는 THE END로 자막을 올리지 않고 TO BE CONTINUED로
자막을 올리며 여운을 남긴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먼저 '밥.꽃.양'은 대상을 매우 가까이에서 보여주며 상대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는 면에는 약간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편집되어 있다. 그 차이는 매우 미세하나 이런 편집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면은 '노조 지도부
같이 대표성을 갖는 이들이 아닌 진짜 약한 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주겠다는 것을 관객들은 알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노조의 존재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무 관련이 없는 제 3자의 눈에서는 흑백논리로 구분해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되어 '밥.꽃.양'에서는 인터뷰 형식을 통해 당시 현대자동차 노조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물론 회사측이나
정부의 태도도 비판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가장 가까워야 할 대상인 노조 집행부가 비판의 대상이 되어가는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노조위원장이 바뀌었음에도 달라진 것이 없는 현실을 보여줌으로서 노조위원장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닌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주변현실을 모두 비판한다.
만약 이것을 특정 집단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인다면 영화를 보는 눈이 부족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밥.꽃.양'의 거친 편집기법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어도 상영여부를 재검토할 수준은 아니다. 논란을 가져오며 상영이 미뤄진
이유가 '실제'를 담았기에 가져온 대가라면 너무 큰 것이 아닐까.
하니리포터 최항기 기자 flyflyturtle@hanmail.net
편집시각
2001년10월25일10시16분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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