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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언니네] 이 언니를 만나다 - 임인애 감독 인터뷰
:::언니네 특집 게시:::
[밥.꽃.양]임인애 감독

어처구니 없는 외압, 부당한 사전검열 요구, 이에 맞선 상영거부투쟁 그리고 추악한 변명과 계속되는 논쟁. 영화 [밥.꽃.양]사건이 터진지 한 달하고 보름이 지났다. 영화 [밥.꽃.양]에서 식당아줌마들이 겪었던 실제 상황이 영화 밖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다. 가식적인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번의 소외를 겪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은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지만, 힘들게 낸 목소리를 듣는 것마저 어렵다. 그저 이렇게 말하고 싶을 뿐이다. [밥.꽃.양]은 상영되어야 한다고. 영화는 간데 없고 논쟁만 남아있는 영화 [밥.꽃.양]에 대한 관객의 '순수한' 바램이어도 좋다. 이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노동자들의 삶이 최소한의 볼 권리마저 빼앗긴 채 침묵당하길 요구받는 여성들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고 싶다. '너희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똑똑히 봐라!'

 

98년도 현대자동차 파업을 기록한 라넷(labor reporter's network)의 또 다른 작품 [실패한 상흔은 오래 지속된다]를 인천인권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라넷의 작품이 상영된 인천이라는 도시, 그리고 거부된 울산이라는 도시, 이 둘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머리 속에는 이런 비교가 진행되고 있는데, 눈에는 대우자동차 파업에 관한 [2001년 4월 10일, 인천]의 영상이 들어오고 있었다. 영화관을 나오는 순간, 피 흘리며 절규하는 노동자의 모습과 파업투쟁에서 마이크, 즉 말할 권리를 빼앗긴 식당아줌마의 모습([실패한 상흔은...]에도 나오는 장면으로 어떤 현장조직측에서 문제제기하기도 한 장면이다)이 겹쳐보였다. 공권력에 의한 침탈, 그리고 진보진영이라는 노조에 의한 배제. 그 둘은 다른 '폭력'이었을까?


인천 인권영화제에 [실패한 상흔은 오래 지속된다]라는 작품을 들고 인천에 온 임인애 감독은 조금 지쳐 보이는 모습이었다. 부산에서 '열나게' 작업과 싸움을 번갈아 한 탓인 듯 싶다. 영화제 측에서 준비한 감독과의 대화를 마친 후 우리는 임인애 감독의 친근한 억양의 사투리를 가까이서 오랜 동안 들을 수 있었다. 지리하고 외로운 싸움 탓인지 임인애 감독은 연신 담배를 물어댔다. 문득 표현의 자유를 외치던 수많은 자유주의자들은 도대체 어디로 숨어버린 거야? 라는 질문이 튀어나왔다.

 

좁으면 좁고, 넓으면 넓은 한국사회 운동판에 파문을 던진 이 싸움의 시작은 단 세 명에 의해 시작되었다. 단 세 명. 수적으로 보면 '그들'의 조직과 조직적인 움직임을 감당하기엔 버거워 보인다. 하지만 [평행선]사태 때 혼자서 어쩔 줄 몰라하던 상황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좋아진 거라고 한다. 그래도 셋이지 않는가! 이 싸움에는 라넷(labor reporter's network)이 만들어졌을 때의 문제의식인 '자유로운 개인들의 네트워크'가 그대로 반영이 되어있다. 조직이 갖는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싸워 볼 만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조직의 힘에 기대기보다 자발적인 개인의 활동을 믿었고, 경직성이라는 조직이 갖는 함정을 피해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라넷의 문제의식이다. 그리고 이런 고민은 그녀들이 만든 영화에 담겨있기도 하다.

  

언니네 : 영화 잘 봤습니다. [밥.꽃.양]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실패한 상흔은 오래 지속된다]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두 작품에 담긴 문제의식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임인애 : 오랫동안 노동운동진영에서 활동하면서 노동자가 열심히 싸운다 하더라도 그 안에 엉긴 관계 때문에 싸워도 안 되는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국가권력에 의해 진보진영에 의해 교묘하게 은폐되고 배제된 한국노동자들의 현실이기도 한데, 그 안의 다양한 의견과 폐기처분되었던 목소리에 주목을 해보자고 했었죠. 식당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 평조합원의 목소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배제되고 있고 어느 순간 기록에서 삭제되어버리죠. 그 하나하나를 통해서 무얼 봐야할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또 다르게 "쌓아 놓은 것이 힘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상처로 남게되면 누가 싸울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내부적인 성찰을 해보자는 거죠. 관성화와 경직된 사고, 효율성이란 것들이 때론 운동의 풍부함을 없애기도 하거든요. 98년 제가 본 노동조합의 모습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해요.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의견을 묵살하면서 배제시키는 구도라든지. 일단 작업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지만 이야기에 큰 드라마나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내 자리가 객관적인 자리도 아니어서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힘없이 입다무는 사람들의 침묵을 드러내고 싶었고, 속앓이 하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고 말은 거창하게 못해도 아우성을 치는 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근데 말을 못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말하는 거 보세요. 우리는 그런 것에 주목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운동의 풍부함이란 것은 오히려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이어지기도 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밥.꽃.양]의 아줌마들이, 비록 권력을 바꾸는 힘은 안 되지만 삶을 위해 행동을 만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감동받았거든요. 싸움의 구비구비에서 상처도, 한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영화[밥.꽃.양]은 모든 작업을 마치고 울산인권영화제 상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난데없이 영화제 측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며 사전검열을 요구했고, 제작팀 라넷은 부당한 검열요구에 정면으로 맞서며 상영거부투쟁을 벌였다. 사전검열이 외압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 '비밀'의 실체는 식당아줌마들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그녀들의 투쟁을 무시하던 추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입김일 것이다. 한편 인권을 떠들던 영화제측은 프라이버시문제를 들먹이면서 사전검열을 정당화하더니 급기야는 공식적으로 섭외한 적이 없다며 이야기를 번복하고 있고, 네티즌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홈페이지까지 폐쇄하는 작태를 벌였다. 이게 바로 한국의 노동운동, 진보운동의 실체이고, 여성노동자들이 직면하는 소외의 현주소이다. 

 

언니네 : [밥.꽃.양]에 관한 질문을 먼저 하죠. 울산에서 상영한다고 했을 때 이런 사태를 예측하셨는지요?

 

임인애 : 처음 상영제의가 들어왔을 때부터 울산에서 상영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라넷 내부에서도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토론을 많이 했는데 프로그래머랑 만나고 일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상영 결정하고 한 달 지난 후 검열이 있고 9월 7일에 상영거부를 하기까지 1주일동안은 너무 괴로웠죠. 대책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냥, 죽자'하고 거부를 했어요. 이건 작품이전의 문제라고 생각했거든요. 화려한 싸움은 아닐테지만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했기에 전략도 전술도 없이 죽자사자 싸우고 있는 거예요. 절대 타협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지키고 있고. 이렇게 싸우는 것이 답답하기도 해서 다른 싸움들을 찾아봤는데 우리가 참고할 만한인터넷을 통한 싸움의 사례는 싸빠티스타 밖에 없더라구요.(웃음)

 

언니네 : 울산에서 상영이 쉽지 않을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울산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하네요.

 

임인애 : 울산은 노동운동과 진보운동이 결합하면서 투쟁의 중심이 되는 곳이었고 동시에 국가의 통제와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해요. 한마디로 운동권들이 집결된 곳이라고 할 수 있죠. 80년대 후반 노동자 대투쟁의 중심지가 되면서 활발한 노동운동이 벌어진 곳이지만 지금은 노동관련 사안에만 모든 것이 집중되어서 다른 방식들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어요. 굉장히 경직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죠.


영화 [밥.꽃.양]은 1998년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과정을 따라간다. 1998년 현대자동차의 파업은 공권력의 투입없이 노조가 277명의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면서 '평화적'으로 '해결'되었다. 그 평화 안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여성의 희생이 뒤따랐다. 파업투쟁이 벌어졌을 때 "투쟁의 꽃"으로 칭송받았던 아줌마들은 노조에 의해 정리해고 1순위에 올랐다. 277명중 144명의 식당여성노동자들의 정리해고가 단행될 무렵, 노조는 식당을 노조가 직접 운영하고 아줌마들을 하청으로 다시 채용한다는 조건으로 회유를 한다. 아줌마들은 다시 채용이 되었다. 하지만 전에 비해 노동강도는 높아졌고, 아줌마들의 위치는 불안해진다. 해고되었던 노동자들이 복직될 때 아줌마들은 또다시 제외되었다. 그리하여 아줌마들은 외로운 원직복직 투쟁을 벌인다.


영화[밥.꽃.양]에서 아줌마들은 밥을 짓기 때문에 무시당한다. 하지만 남성노동자들은 파업기간동안 아줌마들이 지어준 밥에서 투쟁의 동력을 얻으며 난생처음 파업에 참가한 아줌마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줌마들은 투쟁의 꽃이야" 하지만 꽃은 언젠가 시든다. 시들어 내팽개쳐진 꽃처럼 아줌마들은 순식간에 투쟁의 꽃에서 정리해고의 희생양이 된다.

 

언니네 : 1998년 정리해고 되신 다음부터 현재까지 아줌마(식당여성노동자)들의 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임인애 : 노조에서 식당을 인수하고 아줌마들이 하청으로 일하게 되면서 노동강도가 굉장히 높아졌어요. 거기다 노조가 약속한 부분을 잘 이행하지 않았구요. 실제 2000년에 정리해고자들이 복직되는 과정에서도 아줌마들은 제외되었어요. '왜 우리는 복직대상이 안되냐'며 원직복직싸움이 벌였는데 그때 노조의 논리는 '정리해고자들은 몽땅 떨려나갔지만 너희들은 일을 하지 않았냐. 복직되고 싶으면 그때 완전히 정리해고 당하지 그랬냐, 식당은 뭐하러 했냐'는 거였죠. 원직복직투쟁과 관련해서 아줌마들이 회사로부터 어처구니없는 손해배상청구를 받았을 때도, 노조는 나 몰라라 했어요. 아줌마들도 명백하게 조합원인데, 아줌마들의 활동을 조합원으로서의 노조활동으로 인정해줄 수 없다고 나온 거에요. 아줌마들은 단식을 벌였고, 노조에서 아줌마를 위하는 척하면서 정부가 중재단을 만들어서 노동조합을 압박하듯이 중재단을 만들어서 여러 가지로 회유를 하며 아줌마들을 압박하죠. 아줌마들도 조합원이지만, 노조가 아줌마들을 하청으로 계약한 것이기 때문에 노조조합원들이 식당의 사장이니까. 그 과정에서 촬영을 금지당했는데, 아줌마들 17명이 삭발을 하고 본관로비에서 시위를 했고 심지어 노조측에서 아줌마들을 들어내니까 나체시위까지 하게돼요. 결국 원직복직은 안 됐고, 지금은 144명중에서 식당일을 그만 두고 현장(자동차제작)으로 간 사람도 있고 남아서 하청으로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노조에서 '아들이나 남편이 현대자동차에 들어오면 우선 채용한다'는 황당한 회유책을 내면서 유야무야 넘어갔고, 여기서 아줌마들은 또 희생자가 돼요. 그 2년 반에 걸친 기나긴 기록을 담은 것이 [밥.꽃.양]이에요.

[밥.꽃.양]과 [실패한 상흔은 오래 지속된다]는 임인애 감독과 라넷팀의 고민과 성찰의 결과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동안 노동현장에 몸담으면서 가졌던 문제의식을 하나씩 차곡차곡 풀어낸 것이다. 현장에 있었던 시절과 [노동자 문예창작단]에서 활동하며 노동운동판에서 보낸 10년을 훌쩍 넘는 시간에서 공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1991년도부터 2000년까지 9년 동안 진득하게 현대자동차라는 하나의 공간을 쭉 찍으면서 98년도에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강산이 바뀌는 기나긴 시간 동안 모든 열정과 고민을 쏟아부은 작업! 힘들게 제작했던 영화를 상영거부 했을 때 그 속이야 오죽했으랴.

 

언니네 : 촬영하시면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임인애 : 촬영을 하는 자리에서 객관성을 가져야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아줌마들의 싸움이 안되거나 그 싸움이 무시당하거나 아줌마들이 무시당하는 상황을 돌파하지 못할 때는 아주 죽겠데요. 이걸 찍을 것인가 아니면 카메라를 내려놓고 싸울 것인가라는 갈등의 연속이었어요. 카메라를 들고 있는 자리가 항상 조심스러운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같은 여자로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고. 적당한 거리두기와 동일시가 혼재되어 있는 것 같아요.

 

언니네 : 10월 23일에 울산에서 상영을 한다고 들었는데, 상영을 하는 것이 울산영화제 집행위와의 본격적인 싸움을 의미하는 건지요.

 

임인애 : 상영자체가 싸움을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영화는 보고 그대로 즐겨야하거든요. 그리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영화 안에 있는 이야기를 해야할 필요가 있어야할 때 하는 건데, 그것이 안된 상태에서 상영이 이루어지는 것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논란은 있는데 영화내용은 모르니까 갑갑한 부분들도 있을테고. 영화 [평행선]의 경우도 그랬지만([밥.꽃.양]과 비슷한 주제의식으로 만들어진 [평행선]은 울산에서 상영거부된 적이 있다) 이런 식의 외압이 없더라도 여성 노동자들과 시사회를 갖기가 상당히 힘든 조건이거든요. 저는 텔레비전 지직거리는 데에 구겨앉아서 영화보는 건 반대예요. 좋은 음질과 화면으로 봐야 그 안에 있는 코드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그것부터 확보하는 게 싸움이고 권리라고 생각해요. 당장 현장 안에서 그런 상영조건을 만들기 힘든 문제도 있고, 노동조합과의 마찰문제도 있고 작업시간 때문에 시사회를 갖기 힘들던 상황에서 이런 사건이 터진거죠. 저는 이걸 단순히 "영화"싸움이라고 보지 않거든요. 다 연동된 거죠. 아줌마들이 자기들 목소리가 나간 것에 대해 자기싸움으로 받아들이는 부분도 있구요. 일단 식당아줌마들과 전체시사회를 가졌으면 해요. 그리고 아줌마들과 관계된 사람들도 꼭 봤으면 좋겠어요. 이번 상영은 영화를 세상에 내놓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거지 싸움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언니네 : 이번 상영을 둘러싼 분위기는 어떤가요?

 

임인애 : 우리 스스로 "우린 미쳤다" 그랬어요. 너희는 조직이 있어서 조직적으로 싸우지만 우리는 조직이 없어서 홀가분하다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상영되면 안 된다, 상영장에 가서 소란을 피울 것이다. 그 날 일정을 잡아서 못 보게 만들 것이다' 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그래, 와서 소란 피워라. 우리는 (너희가 소란피우는 거) 또 찍어서 영화 만들거다' 라고 말했죠(웃음)

 

언니네 : 영상물로서 검열을 받게된 작품 [밥.꽃.양]과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룬 [밥.꽃.양]이라는 두 가지 축이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것 같아요.

 

임인애 : 사전검열, 여성노동자문제, 경직된 코드의 문제와 노조권력의 문제가 연동되어있어서 집행위의 대응도 네티즌의 반응도 복잡해요. 어떤 분은 각자 알아서 개입할 쟁점에 참여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냥 싸우느라고 바빠서 우리는 싸움의 구도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게 우리의 단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분들은 그 점이 이 싸움이 다르게 갈 수 있는 장점이라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리고 이 문제가 우리 몫만은 아니더라구요. 여기까지 온 것도 네티즌들의 담론투쟁에 의한 것이었구요.

 

언니네 : 앞으로 계속 이와 관련된 작업을 하실 생각이신지요.

 

임인애 : '앞으로'는 생각 안 하거든요. 일단 98년도 그리고 지금의 아줌마들의 이야기까지 영화로도 표현될 수 없었던 것을 나름대로 마무리 할거고. 이런 고민에 몰두해있던 정체성은 변함 없겠죠. 우리 슬로건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거든요(웃음). 그걸 노조 영상물에 썼다가 문제제기를 엄청 받았어요. 우리에겐 희망이데올로기가 너무 강하게 있는 것 같아요. 의미는 좋지만 어떻게 보면 양날의 칼이거든요. '장미빛 미래를 위해서 국민여러분 허리를 졸라맵시다'와 '좋은 세상 노동운동 내일을 위해'는 계속 오늘을 유보하는 것이고, 오늘의 문제에 주목하지 않기에 생기는 문제도 있거든요.

라넷 게시판(http://larnet.jinbo.net/)에 누군가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100인위 얘기를 들었을 때, 매도된 것 때문에 속상했던 게 아니라 진 것 때문에 가슴 아팠다. 우리는 두 번지지 않는다. 지는 것은 한 번으로 족하다." 이 말을 하면서 임인애 감독은 "안 지고 싶은데..." 라는 말을 덧붙다. . 언니네편집팀/ mintmin@chollian.net
웹진 언니네 http://www.unn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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