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인권영화제' 외압 실체 공방
표현의 자유 마찰… '얼룩진 스크린'
울산인권영화제의 상영작 선정을 둘러싸고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은 사전검열을 이유로 상영을 거부한 라넷의 '밥·꽃·양'중 한 장면).
인권영화제에서 상영작 선정을 둘러싸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전검열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현재 영화제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 논쟁은 '외압'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면서 네티즌들과 단체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오는 10월11~14일 열릴 울산인권영화제(현재 인권과 평화를 위한 울산영화제로 명칭변경) 홈페이지 개시판에 지난 7일 '밥·꽃·양'(감독 임인애) 제작팀 라넷(LARNET, Labor Reporters' Network)'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제2회 울산인권영화제 상영을 거부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부터.
이후 게시판에서는 사전검열은 물론 외압의 실체를 묻는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밥·꽃·양'은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울산 현대자동차 식당여성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반대투쟁과 회사와 노조를 상대로 한 원직복직 투쟁과정을 담고 있는 영화로 기존 노동운동의 관성과 폐해까지 담아낸 작품으로 오는 10월 울산인권영화제에서 첫 상영될 예정이었다. .
라넷측에 따르면 이미 지난 7,8월 영화제 여성프로그래머들의 회의를 통해 '밥·꽃·양'이 상영작으로 선정됐고,그 과정에서 상영의 전제 조건으로 어떤 심의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는 비슷한 주제의 '평행선'이 현대자동차 노조의 항의와 반발로 울산 상영시 논란을 겪었던 상황을 염두에 둔 것.
'그런데 8월말 영화제 집행위원회 회의 이후 상영작 검토 과정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으니 검토하고 상영 여부를 결정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참다운 표현의 자유와 사전검열 철폐를 위한 인권영화제 본래의 정신을 위배하는 사전심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상영거부 입장을 밝히게 됐다. 또 작품을 추천했던 평등여성도 지난 7일 '논란이 자유롭고 서로 다른 주장들이 간섭과 억압없이 소통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인권영화제'라고 영화제 조직위를 탈퇴했으며 13일에는 울산참여연대도 '외부의 문제제기 때문에 상영을 유보한 것으로 이는 사전검열로 판단된다'며 조직위를 탈퇴했다.
이에 대해 영화제 집행위는 두차례 '집행위의 입장'(이하 입장)을 통해 사전검열의도와 외압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집행위는 '8월 22일 1차 집행위에서 '밥·꽃·양'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니 여성부분 담당자들이 다시 논의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 문제는 프라이버시에 관한 것이었다'며 '9월 5일 회의를 통해 상영을 전제로 여성부분 담당자, 집행위, 식당 아주머니들이 시사회를 갖자는 내용을 정리했을 뿐 사전검열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또 이는 프로그래머의 고유권한이라는 게 집행위의 주장으로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아영기자 yeong@p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