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웹진 <달나라딸세포>입니다.
저희는 작년 여름 독자들과 함께 다큐멘터리 <평행선> 시사회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현대 자동차 식당 여성 노동자들의 정리 해고 반대 투쟁과 회사와 노조를 상대로 한 원직 복직 투쟁 과정을 다룬 이 작품은 저희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고 많은 물음을 남겼습니다.
'제 2 회 평화와 인권을 위한 울산 영화제'에 <밥,꽃,양>의 상영 거부를 둘러싼 논란을 저희는 큰 우려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운영 상의 미숙과 실무자들 사이의 오해를 인정하더라도, 이번 사태의 핵심은 영화제 조직위의 <밥,꽃,양>에 대한 사전 검열 요구에 있다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이미 상영이 결정된 작품의 상영 결정을 유보하고 통상적인 절차에서 벗어나 '외부의 문제 제기'에 의해 다시 시사를 거쳐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그것이 어떤 '문제 제기'였던 간에 명백한 사전 검열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 작품과 동일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평행선>이 그간 겪었던 상영상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영화제 측은 라넷 측의 문제 제기에 대해 '사전 검열이 없었다'는 답변 만으로 일관한 채 문제 해결을 위한 실제적인 노력을 보여주지 않고 있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어떠한 이유에서건 현대 자동차 식당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룬 이 작품의 울산 상영이 좌절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영화제 측에 문제 해결을 위한 성의있는 행동을 보여주시기를 촉구합니다.
<평행선>이 저희에게 준 교훈은, 정의를 위한 싸움은 명명백백한 적들과의 단 한 번의 투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관철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이번 울산 영화제가, 영화제의 정신을 살려,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모든 장애들-우리 안에까지 깊숙히 들어와 있는 모든 검열과 나약함까지-에 대항해 끝까지 싸워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