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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밥꽃양 』영화 이대로 좋은가??
현자38여성회가 『밥꽃양』제작팀 임인애씨에게 드리는 제안

『밥꽃양』영화 이대로 좋은가?

라넷, 제작팀 임인애씨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현대자동차 98년 노조식당 정리해고자 144명중 현장 복직자 38명 모임인 38여성회 각 사업부 대표자와 원직복직 투쟁당시 운영위원들 입니다. 영화 상영 하기 전 10/17일 공개 제안서를 드린 후 많은 고민 끝에 영화 관련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늦게 나마 인사드립니다. 10/23일 울산 근로복지회관에서 『밥꽃양』영화 잘 보았습니다. 큰 기대감에 부풀어 영화관에 입장했습니다. 영화 속에 우리들의 원직복직 투쟁하던 모습을 보면서 감회가 새롭고 가슴이 설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난 후 기쁜 마음보다 답답하고 아쉬움이 컸습니다.

영화 전체 줄거리는 목적이 불 분명 하고, 투쟁의 시작과 마무리 장면이 없고, 성차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했지만 그것 또한 불 분명 했습니다.
98년 정리해고 철폐투쟁은 총자본과 총 노동의 대리 전 이었고, 99년 8/12일부터 정리해고자 생대위, 해고자 원직복직 투쟁위원회 동지들과 각 정문 출퇴근 연좌투쟁, 본관 로비 항의투쟁 등 원직복직 투쟁을 전개해왔습니다. 9/30일, 10/5일 사측의 경비로부터 살인적인 폭력을 당해 20여명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 발생, 출입정지 가처분 정지와 업무방해, 고소 고발로 생계비 가압류, 2000년 5월 회사 본관앞 천막농성, 19명의 삭발투쟁, 본관 점거 알몸투쟁, 집단 단식등 처절한 모습은 왜 없는지 너무 답답했습니다.
투쟁의 한 복판에 사측의 하수인이 발송한 인간 말종의 성편지 사건과 복직 합의를 하고도 원직복직 투쟁 관련으로 수배를 받아 집에도 가지 못하고 추운 겨울날 현장 한구석에 쪼그리고 새우잠을 잘 수밖에 없었던 정권과 자본의 치졸한 양면적인 모습을 찾아 보았지만 전혀 없었습니다.

98년 정리해고부터 2000년 6월 현장복직까지 처절했던 원직복직 투쟁은 이미 우리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피억압 받는 노동형제들의 것이며 승리인 것입니다.
영화 상영이후 많은 분들이 “영화가 남는 것이 전혀 없다” “투쟁의 주체인 노조식당 여성 조합원들의 투쟁 모습보다 몇몇 사람과 술 마시고 신세 타령이나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 본관 점거와 알몸 투쟁을 전개하며 본관 로비에서 사측 중역과 협상하던 당찬 여성동지의 모습은 어디 갔느냐?”며 다들 답답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98년 정리해고 최소화에 동의한 집행부와 현장조직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확히 비판이 분명하지 못하고, 현자 노조 활동가 모두다 죽일 놈으로 몰아 가는 것은 자본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영화 상영 전후하여 그렇게 순수하고 한 식구로서 서로 아껴왔던 노조식당과 38 여성회 사이가 자꾸 멀어지고 있습니다. 현자 38여성회도 노조식당 원직복직 투쟁의 주체였으며 2000년 복직 결정 당시에도 노조식당은 전체 총회에서 본인들이 원하는 곳을 결정했습니다. 내용은 직영 당시 수준으로 임금과 처우 조건을 환원, 가족 중 1인 대체 입사, 본인 희망 시 생산직으로 전환배치와 현대정공 직영 식당으로 복직하는 등 원직복직과 다름없는 성과를 남기며 마무리 한 것입니다.

영화 줄거리 중에 여전히 소외되고 탄압 받는 노조식당 이라는 표현은 상황 인식을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현장 활동가와 조합원들과 함께 이후 노조식당을 지켜내야 할 과제라고 봅니다. 영화 상영이후 노조식당에서는 현장에 복직한 38명 여성동지들을 배신자라고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어야 합니까?

그 동안 임인애 감독을 만나기 위해 영화 상영 전,후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왜 이렇게 만나기 어려운 지요? 노조식당 처럼, 정말 허심탄회하게 만나서 모든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제발 사전 검열이니? 영화 제작팀에 대한 침해다? 라는 말씀은 하시지 말고 그냥 만나서 밤새 토론하고 싶습니다.

목숨건 정리해고 철폐투쟁을 애정 영화처럼 감상에 젖어 눈물 흘리는 여성이 아니라 죽음의 공장을 희망의 공장으로 바꾸어낸 여성투사 모습을 그리고 싶습니다. 2000년 현자 임투 선봉장으로써 본관 로비 점거와 목숨을 던져가며 당당했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배추장사를 하며 노조식당에 부식을 직접 납품하며 남는 이윤으로 단돈 몇 십 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우리들의 투쟁을 이끌던 생계대책위와 해복투 동지들의 처절했던 기억을 빠트리고는 투쟁을 얘기할 수 없다고 봅니다.

38여성은 가슴으로 새롭게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땅에 정리해고 귀신이 영원히 추방될 때까지 다시 투쟁한다는 심정으로 우리들의 소중하고 위대했던 원직복직 투쟁을 사실 그대로 영화로 그리고 싶습니다. 98년 당시 정리해고를 수용하고 원직복직 투쟁당시 신분보장 조차 가로막은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때 당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며 조합원들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모든 평가는 조합원동지들이 내릴 것입니다. 38여성회는 위대했던 원직복직 투쟁 사실을 그대로 영화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라넷 제작팀 임인애 감독에게 제안합니다.
영화속에 연약한 여성이 아니라 여성해방, 정리해고 철폐투쟁, 노동해방 여성투사로 만들어 줄수 없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못다 한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11월 21일

현자 노조식당 복직자 38여성회
각 사업부 대표+ 전 노조식당 운영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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