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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의 답변 1) - 비판과 의혹에 대해
인권운동사랑방의 답변 1) - 비판과 의혹에 대해

이번 '밥·꽃·양' 사전검열 논란 과정에서 인권운동사랑방에 제기된 몇 가지 비판과 의혹에 대해 답합니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밥·꽃·양' 사전검열 논란에 관한 인권운동사랑방의 견해>를 낼 때까지는 되도록 사전검열 논란 그 자체의 사실을 확인하고 판단하는데 집중하려고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답이 늦어졌음을 알려드립니다.


1. 인권운동사랑방의 지역인권영화제에 대한 태도가 마치 '인권영화제'에 대한 특허권을 낸 듯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명칭에 대한 특권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었음을 예전에 이미 밝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불신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자면, 인권운동사랑방은 1996년부터 인권영화제를 시작할 때부터 서울 상영 이후 릴레이 방식으로 지역인권영화제를 개최해 왔습니다. 그 이유는 어렵게 들여온 해외 영화들을 지역에서도 상영하고 싶다는 바램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대부분의 영화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국내에서는 좀처럼 없으니까요.

인권운동사랑방이 상영작과 기타 필요한 물품들을 제공하고 지역단체들이 지역홍보와 상영장소, 부대행사를 준비하는 형태로 해왔으며, 인천인권영화제(독자적 행사)를 제외하고 작년에 개최되었던 '(지역명칭)인권영화제'는 모두 인권운동사랑방과 해당 지역단체가 공동 주최한 것입니다.

저희들이 초기부터 지금까지 지역영화제에 요청했던 원칙은 ▲사전심의 압력과 꿋꿋이 맞서 인권의 원칙을 지켜줄 것 ▲대중에게 무료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재정을 마련함에 있어서 순수하고 독립적일 것 ▲외국 배급사들과의 계약을 지키기 위해 작품을 복제하지 말 것 ▲질적으로 영화제의 수준을 유지해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이 모든 지역에서 잘 지켜진 것은 아니었고 특히 재정과 작품 관리(복사나 판매)에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과거에 상영했던 작품의 회고전으로 기조를 잡고 아주 조촐하게 영화제를 치르면서 인권영화제의 변화를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2002년 6회의 변화된 인권영화제를 위해 잠시 안식을 취하는 것이지요. 지난 8월말 지역인권영화제를 공동 주최했던 주요 지역 단체들에게 이런 취지를 알리면서 올해만은 우리에게 (공동주최를 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함께 휴식을 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부득이 저희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고 영화제를 개최해야 한다면 '인권영화제'가 아닌 다른 명칭을 사용해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그것은 먼저 공동 주최하는 지역인권영화제로서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저희들이 해외 제작자나 배급사로부터 작품을 섭외할 때 굳이 전국 상영을 조건으로 계약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관례상 암묵적으로 통용되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이런 관례가 통하지 않아 해외제작자나 배급사는 저희에게 따져 묻고 훨씬 더 많은 상영료를 요구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지역인권영화제는 '다른'영화제가 아니라 '같은'영화제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다소 복잡한 이유를 배경으로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신뢰를 바탕으로 연속성을 공유하는 지역인권영화제'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던 것입니다. 인권운동의 연대 사업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저희는 사랑방과 공동개최가 아닌 형태로 독립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인천인권영화제 혹은 대학 내의 인권영화제 등에 대해서는 '인권영화제'의 원칙이나 명칭에 대한 요청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역인권영화제를 공동 주최했던 지역 단체들에 대해서만 부득이 별도의 요청을 했던 것이며, 그것이 명칭에 대한 특권을 고집하기 위한 차원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역인권영화제를 공동 주최했던 지역 단체에서 올해 역시 '인권영화제'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최종 결정했을 때 저희는 그것을 제재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럴 권한이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개최되었던 수원과 전주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지역인권영화제의 명칭 사용 문제에 대한 비판을 접하면서 저희들은 특권을 주장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음에도 그런 모습으로 비출 수도 있겠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앞으로 그 점을 유념하면서 인권영화제의 원칙을 지키기 위한 자기점검을 보다 성실히 해 나갈 것입니다.


2.. <평행선>의 공동 감독 이혜란 씨와 통화 내용에 대해

지난 10월 25일 게시판을 통해 이혜란 씨가 밝혔던 '....사전조사 전화를 받고'에 대해서도 몇몇 분들이 '인권운동사랑방의 일처리 방식'을 문제로 지적하고 '진실 조사'에 대한 사랑방의 태도에 대해 의혹을 나타냈습니다. 노혜경 씨의 <인권운동의 반박에 재반박하면서>에도 "오히려 라넷 게시판에는 사랑방측을 직접 공격하는 그 어떤 글도 평행선 감독 이해란 씨의 글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 저 역시 글을 문화연대에 보내고 신문이 나오면 게시하려던 생각을 바꾸어 미리 올린 것이 그 때문이었습니다."라고 이혜란 씨가 올린 글이 인권운동사랑방에 대한 의혹을 더욱 굳히는 계기로 작용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답하겠습니다.

저희가 이혜란 씨에게 만나자고 전화를 한 이유는 <밥꽃양>과 마찬가지로 식당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주제로 했던 작품 <평행선>의 배급과 그에 대한 현자노조의 압력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을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평행선>은 2000년 인권영화제 상영작이었습니다. 사랑방은 인권영화제 상영작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볼 수 있도록 가능한 작품을 사랑방에서 직접 배급하고 있습니다. <평행선> 역시 그런 목적으로 제작자 측과 협의해서 작년 영화제 상영 당시 <평행선> 비디오 50개를 배급하려고 사랑방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제작자 측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비디오들을 회수해 갔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일이 현대차(노조/회사) 측의 외압에 의해서 벌어진 것인지 당사자를 만나서 듣고자 했습니다. <평행선> 제작자 측에서 저희가 상영 섭외를 할 때 현대차 측의 외압이 없었냐고 묻곤 했지만 <평행선>을 상영함에 있어서 인권운동사랑방에 대한 현대차에서의 압력은 없었습니다. "평행선이 인권영화제에 상영되었는데 그때도 현대차의 문제제기가 있었으니 외압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을 텐데.... "라는 이혜란 씨의 말씀과는 달리, 당시 인권운동사랑방에 대한 직접적인 압력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듣고 싶었고 <밥·꽃·양>과 동일한 스토리 배경을 가진 <평행선>에 대한 현대차 측의 외압도 알아보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혜란 씨에게 전화를 건 데는 위에서 밝힌 취지 외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왜곡이나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3. 라넷 게시판에 대한 인권운동사랑방의 태도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게시판을 바라보는 쓸쓸함 하나>의 몇 가지 표현들이 라넷 게시판의 네티즌들을 무시하거나 발언의 의미를 격하시킴으로써 편파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먼저 당시 상황을 이해해달라는 부탁부터 드리겠습니다. 당시 인권운동사랑방은 공청회 연루 의혹부터 시작해 저희가 한쪽 편을 들면서 은밀하게 움직인다는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또한 이 사건과 무관한 국가인권위원회와 관련해서도 인권운동사랑방에 대한 음해성 발언들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인터넷 게시판에 익숙하지 않은 터에(이것이 자랑이 아님은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의혹과 비난에 휩싸이는 것이 무척 당혹스러웠고 게시판 상의 글들이 공포로 다가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찌되었든 이런 맥락 하에서 쓴 게시판에 대한 저희의 생각이 이번 논란의 한쪽 편을 매도하는 것으로 보였다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게시판을 바라보는 쓸쓸함 하나>에서도 밝혔듯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의견 표명이나 정보교환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랑방의 견해>에도 게시판 상의 자료들이 많이 참조되었듯이 말입니다.

<사랑방의 견해>의 '나가며'에 쓴 '우리는 운동사회 내부를 향한 문제제기가 때로 파괴적이고 소모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현실에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는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었는데 이 부분은 게시판을 겨냥한 지적이 아님을 밝혀드립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운동사회 내부의 자성과 변화를 위한 '진보적' 방식이 무엇일까 저희에게 던져진 고민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도 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밝혔고 앞으로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서 고민할 것입니다.


4. 인권운동사랑방이 편파적으로 울산인권운동연대를 옹호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여러 분들의 글에서 드러납니다.

지난 10월 중순 경 느닷없이 제기된 공청회 연루 의혹이 그 시초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공청회와 무관함을 밝히며 의혹의 근거를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것을 근거로 한 비난이 계속되었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난 것이 공청회 연루 의혹으로 이어졌을 거란 추측만이 가능할 뿐이었습니다.

저희의 해명이 오해를 씻기엔 불충분했던 걸까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실 조사를 위해 울산인권운동연대 외에도 관련된 다른 단체를 만날 계획'이라는 답과 '울산인권운동연대만 처음에 만난 이유는 사태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후 좀더 사실 확인의 필요성을 느끼고 다른 관련 단체들도 만나려고 했다'는 답이 어떤 분들에게는 모순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본래의 의도를 숨기기 위해 말을 바꾸고 있다는 의혹의 시선이 저희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큰 안타까움을 느끼며, 다시금 설명합니다.

<'밥·꽃·양' 사전검열 논란에 관한 인권운동사랑방의 견해>의 '1-3. 사실확인 관련 일지'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저희는 사무국회의의 결정에 따라 10월 11일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나 검열의 소지가 있으니 사태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이후 울산인권운동연대 측의 해명을 들으면서 다른 단체들도 만나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일정 상 우선 서울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다시 사무국회의(10월 15일)에서 다른 관련단체들도 만나 이야기를 듣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17일 공청회 연루 의혹이 제기됐고, 불필요한 오해가 더 커지기 전에 빨리 다른 관련 단체들에 만나자는 연락을 취해야겠다고 판단하고 연락을 했던 것입니다. 공청회를 울산인권운동연대와 함께 준비한 적도 없고, 그럴 계획도 없었음은 물론입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이 울산인권운동연대(혹은 현대자동차노조)를 옹호하기 위한 의도를 갖고 모든 사실을 꿰맞춰 <사랑방의 견해>를 만들었다는 의혹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 대한 각자의 주장과 판단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저희들의 판단에 대해 다른 주장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도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의혹의 시선은 거두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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