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태를 바라보는 인권운동사랑방과 라넷의 시선이 다르고,
그래서 마음이 아팠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권운동사랑방의 행동을
곡해하거나 왜곡하려는 마음이 없음을 분명히 밝혀드립니다.
다만 왜 어떻게 다른가하는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지금부터 올리는 글은 라넷이 면담거부를 하게 된
과정 중에서 객관적인 상황을 요약한 것이며,
인권운동사랑방과 공문 형식으로 오고간 메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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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라넷의 상영 거부는 인권영화제에 "손상"을 주었으며
"해명"과 "책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메일을
인권운동사랑방의 담당자로부터 받았습니다.
"라넷의 상영 거부와 인권운동사랑방은 무관"함을 밝혀 줄 것을
요청하는 전화도 받았습니다.
지역인권영화제에 보내는 공문과 함께
<울산인권영화제는 인권운동사랑방과 무관합니다>라는
인권운동사랑방 운영자의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9월 11일
<울산영화제 밥.꽃.양 사태에 대한 인권운동사랑방의 입장>이
발표되었습니다.
10월 11일
인권운동사랑방은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나러 울산에 왔습니다.
10월 16일
짧은 공개토론회 공지가 나갔습니다.
10월 17일
라넷은 <울산인권영화제의 공개토론회 개최는 부당합니다>를 발표했습니다.
평등여성은 <또 하나의 충격! 공개토론회 파동>이란 입장 발표를 하면서,
인권운동사랑방이 울산에 내려와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난 이유를 물으며
인권운동사랑방의 공청회 연루 관련 공개 질의를 했습니다.
라넷의 홍은영씨와 인권운동사랑방의 이주영씨가 통화를 했습니다.
이주영씨는 19일에 관련 단체들을 만나러 내려갈 예정인데
그때 라넷을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홍은영씨는 그간의 인권운동사랑방의 태도에 대해서
먼저 얘기한 후 다시 연락을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같은날 인권운동사랑방은 평등여성에 메일을 보냅니다.
평등여성으로 보낸 인권사랑방의 공식 메일을
라넷에게 보여줄 것을 요청하여
저희는 그 편지 전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메일에서 인권사랑방은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직접 관련 단체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월요일(14일)에 있었던 사랑방 내부회의에서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평등세상을 여는 울산여성들 분들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인권운동사랑방이 19일에 평등여성과 만날 수 있을런지를 물었습니다.
10월 18일
인권운동사랑방은 평등여성에게 다시 메일을 보내면서
"라넷과의 면담도 거부당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 메일에는
울산인권운동연대와 만난 이유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만 만났다고 하시는데 지난 목요일에
만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희 회의의 결정은
관련 단체를 모두 만나본다는 것이었고,
그 첫번째가 울산인권운동연대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공청회 개최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에
저희의 메일이 오해를 부른 것 같은데,
공청회와는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10월 19일
인권운동사랑방은 라넷과 면담할 수 있는지를 묻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10월 26일에 울산에 내려온다는 인권운동사랑방은
26일 만남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저희는 만약 모두 수락하신다면 라넷, 평등세상을여는울산여성들,
울산여 성회,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인권운동연대 등 관련되신 분들을
같은 날 각각 다 만날 예정입니다."
10월 24일
라넷은 인권운동사랑방에 답신을 했습니다.
라넷은 면담 요청을 수락한 적도 거부한 적이 없었음에도
"라넷과의 면담도 거부당했습니다"라는 문구를 적는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과 울산인권운동연대가 비공개리에 만난 이유와 과정이
왜 매번 다르게 설명되는지, 또한 그 만남의 목적도
[사실 조사 - 사퇴 해결 촉구 - 내부 토론과 입장 마련을 위해]라는
식으로 바뀌는지"에 대한 인권운동사랑방의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면담과 관련된 두 가지 질문도 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는 메일에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10월 26일은 라넷의 일정이 있어서
인권운동사랑방의 충분한 설명이 있어도 만나기 힘들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10월 24일
인권운동사랑방은 라넷에 답신을 했습니다.
이 메일에서 인권운동사랑방이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난 이유는 이렇게 설명됩니다.
"10월 11일 울산에 간 최초의 목적은 울산인권영화제측에
우리가 느끼고 있는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사태해결에 나서도록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내려간 것입니다.
"의견 전달"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때까지는 관련 단체 모두를 만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섯 단체를 선정한 이유는 이렇게 설명됩니다.
"9월 7일 라넷의 상영거부 결정 발표 전까지
직접 이 사건에 관련된 단체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만남을 계속 희망했습니다.
10월 25일
이날 오후 라넷은 <평행선> 공동 감독 이혜란 씨에게
인권운동사랑방이 <밥꽃양>과 관련된 사전 조사 명목으로 만남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라넷은 인권운동사랑방에게 면담 요청을 거부한다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10월 26일
"저희는 만약 모두 수락하신다면" 26일 면담을 하겠다던 인권운동사랑방이
라넷과 평등여성이 면담을 거부한 상황에서
그 외 단체들에 대한 면담을 진행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10월 28일
인권운동사랑방의 <"노혜경씨의 인권운동사랑방을 바라보는 쓸슬함 하나에 답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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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9일 인권사랑방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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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넷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인권운동사랑방입니다.
전화로 한번 말씀드린 대로, '밥꽃양' 사태와 관련해, 인권운동사랑방에서는 직접 관련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인권운동사랑방 내 토론과 입장 마련을 위한 것입니다. 저희는 이 사건에 '판관'이나 '중재자'의 역할을 할 자격은 없습니다. 저희들의 생각이 오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난 17일 전화통화에서 라넷께서는 인권운동사랑방과 만날 생각이 없다고 하셨지만 저희는 라넷 여러분께서 다시 한번 만날 것을 요청드립니다. 저희는 10월 26일 금요일에 울산에 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 단체를 만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날짜를 미리 정해 연락을 드리는 것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만약 모두 수락하신다면 라넷, 평등세상을여는울산여성들, 울산여성회,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인권운동연대 등 관련되신 분들을 같은 날 각각 다 만날 예정입니다.
라넷과의 만남이 이뤄지기를 희망하며, 만약 가능하시다면 언제 만나는 것이 좋을지 시간을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여전히 저희와의 만남이 어렵다면, 그 또한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무척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는 5개 단체 모두에 동일한 내용의 메일을 발송할 것이며 이후 인권운동사랑방의 토론 결과를 귀 단체들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연락, 만남 시간 등)은 최대한 투명하고 공평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쪼록 이 사건의 바람직한 해결을 위해 귀 단체의 지혜와 역량이 발휘되기를 기대합니다. 귀 단체 성원들의 건강과 발전을 기원합니다.
2001년 10월 19일 인권운동사랑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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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오후 1시 30분 라넷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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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에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라넷입니다.
저희는 10월 19일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보낸 메일을 받았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저희에게 요구한 답변을 하기 전에,
우선 메일 내용 중 사실과 다른 것이 있어 이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이주영씨는 10월 17일 홍은영씨 (밥꽃양 조감독)와의 전화 통화에서
'금요일 (10/19)에 관련 단체들을 만나러 내려갈 예정인데 라넷을 만날 수 있는가'
라고 물었고, 홍은영씨는
'계속되는 오랜 싸움과 23일 울산 상영 준비로 정신적 시간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이다.
더욱 인권운동사랑방이 관련 단체를 언제 만날 것인가,
그리고 그날 라넷은 만날 수 있는가, 시간이 되느냐의 문제로
축소시켜서 얘기할 것이 아니라, 그간의 인권운동사랑방의 태도에 대해서
먼저 얘기한 후 다시 연락을 했으면 좋겠다'
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평등여성에 보낸 인권운동사랑방의 18일 메일에는
"라넷과의 면담도 거부당했습니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10월 19일 저희에게 보낸 메일에도
"라넷께서는 인권운동사랑방과 만날 생각이 없다고 하셨지만"이라는
표현으로 면담 자체에 대한 서로간의 점검은 생략한 채
"면담 요청"은 기정사실화시키고,
라넷의 "면담 거부"는 강조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면담 요청을 수락한 적도 거부한 적도 없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 바랍니다.
그리고 10월 17일 밤 10시 경
인권운동사랑방의 이주영씨와 홍은영씨의 통화에서, 이주영씨는
'목요일(10/11)에 사건 해결을 촉구하려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났다.
만나보니 다른 단체들도 만나야 할 것 같아서,
월요일(10/15)에 회의를 해서 금요일에 관련 단체를 만나기로 했다'
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통화를 하기 전인 같은날(10/17) 오후 5시 경
인권운동사랑방 게시판에 올라온 인권운동사랑방 명의의 글에서는
'지난주에 울산인권운동연대 밖에 못 만난 것은
저녁 때 울산에 도착해 다음 날 아침 서울에 돌아와야 하는
시간 상의 문제로 한 단체밖에 만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라고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 만남의 목적은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였다는 인권운동사랑방 명의의 글이
두 차례에 걸쳐 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사실 조사,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
그런데 그 다음날(10/18) 평등여성에 보낸 메일에서는
'저희 회의의 결정은 관련 단체를 모두 만나본다는 것이었고,
그 첫 번째가 울산인권운동연대였을 뿐입니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난 이유는
'사랑방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문제점과 의견을
울산인권운동연대에 직접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돼 지난 목요일 울산을 방문했으며……'
라고 했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과 울산인권운동연대가
비공개리에 만난 이유와 과정이 왜 매번 다르게 설명되는지,
또한 그 만남의 목적도
[사실 조사 - 사퇴 해결 촉구 - 내부 토론과 입장 마련을 위해]라는
식으로 바뀌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면담 요청에 대한 답변을 대신해서
저희들의 생각을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인권운동사랑방 내 토론과 입장 마련을 위해" 관련 단체들을 만나보겠다는 이유를 납득하기 힘듭니다. "판관"이나 "중재자" 역할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런 행동은 여지없는 판관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더욱 이번 일과 관련해서 많은 개인과 단체들이 자신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된 논의는 현재 게시판을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공방을 비롯해서 그 사실을 두고 벌어질 수 있는 해석과 논쟁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이 사건의 모든 것은 게시판을 통하여 이루어졌고 또한 게시판을 통한 공식 입장에 근거해서 토론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은 지금까지 나온 무수한 의견들을 무시하는 태도이거나, 지금까지의 말들이 전부 사실이 아님을 전제하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둘째, 인권운동사랑방은 표면적으로 이번 일의 당사자가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태 발생 초기에 이번 일은 인권운동사랑방과 무관함을 밝혀줄 것을 당사자들에게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라넷측에게는 인권동운동사랑방과 무관함을 밝힐 것을 요구했고 영화제측에는 영화제 명칭 변경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10월 19일에 특정한 단체를 지목하여 만나겠다고 하십니다. 그 만남의 이유가 인권운동사랑방의 내부 토론과 입장 마련을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좀더 진지하고 적극적인 접근이라고 십분 이해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 내용과 방식은 "판관"이나 "중재자"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듯합니다. 집행위나 조직위에 포함된 단체들이나 입장을 발표했던 참여연대,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은 왜 면담 대상이 아닌지요? 이 일의 당사자들을 다섯 단체에만 한정하는 근거는 무엇인지요? 인권운동사랑방의 다섯 단체 선정 이유와 나머지 단체 배제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에게 질문하신 내용에 답변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누구와도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인권운동사랑방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만남의 이유와 방식을 충분히 납득할 때입니다.
특히 10월 26일에는 지리산에서 대우조선 노동조합 대의원 영상교육이 있는 관계로 저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충분히 이루어진다 해도
일정상 불가능함을 알려드립니다.
2001년 10월 24일 라넷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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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4일 밤 11시45분 인권사랑방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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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넷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인권운동사랑방입니다. 어제의 상영회는 잘 마치셨다는 것을 게시판을 보고 짐작합니다. 고생이 많으셨겠군요. 질문하신 것에 대해 답변하겠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당시의 전화통화 맥락 상 면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신 것이라고 파악했습니다. 전화를 걸었던 이주영씨는 통화 맥락상 거절당했다고 생각하고 무척 낙담해했습니다. 라넷에서 '만나지 않겠다'는 명시적인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았으나 맥락상 거절당했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보내주신 메일 내용을 읽고 보니 그 부분은 저희가 오해했던 것 같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이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난 이유와 과정이 매번 다르게 설명되는지 궁금하다고 말씀하신 데 대해 부연 설명하겠습니다. 간략한 설명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10월 11일 울산에 간 최초의 목적은 울산인권영화제측에 우리가 느끼고 있는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사태해결에 나서도록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내려간 것입니다. "의견 전달"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이때까지는 관련 단체 모두를 만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견을 전달한 후 울산인권운동연대 측의 해명을 들은 이상, 사랑방이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서는 다른 관련 단체들의 견해도 직접 들을 필요가 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는 내려온 김에 라넷, 평등여성 등 다른 단체들도 다 만나라고 했지만 저희들의 일정 상 부득이 서울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10월 15일 인권운동사랑방 사무국회의에서는 울산을 재 방문해, 관련된 다른 단체들을 만나고 사실 확인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난 것은 관련 당사자 가운데 한쪽을 만나 해명을 들은 셈이니, 직접 관련된 다른 단체들에게도 사실 조사를 위해 연락을 취하고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정한 것입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이 게시판이나 평등여성에 보낸 메일, 라넷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을 뿐, 사실과 다르게 이야기한 것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게시판을 통해 사실 공방을 비롯해 그 사실을 두고 벌어질 수 있는 해석과 논쟁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왜 인권운동사랑방은 관련 단체들을 만나겠다고 하는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이미 입장을 발표한 다른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저희들의 판단에 근거한 입장을 발표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사실조사→검토→입장정리'의 수순을 밟는 것은 마땅합니다. 이번 사건만이 아니라 저희가 한 단체로서 입장을 표명할 때는 이런 책임감있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것은 저희가 견지해왔던 활동방식입니다. 저희는 게시판의 글들을 유심히 읽어보았고, 그 부분이 중요한 판단의 자료가 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자료상으로는 주장이 엇갈려 저희가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은 직접 만나 여쭤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판관'을 자처하는 것 혹은 (권력을 가진 자의) '중재' 행위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저희로서는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게시판을 통한 논의를 참고하는 것 외에, 관련단체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가 다섯 단체를 만남의 대상으로 꼽은 이유는 9월 7일 라넷의 상영거부 결정 발표 전까지 직접 이 사건에 관련된 단체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단체들을 배제할 생각은 없습니다. 만약 만나는 것이 꼭 필요한 단체나 개인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적극 참조하겠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울산에 상주하는 단체가 아닌 이상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덧붙여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사랑방은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울산인권운동연대 측에 '다른 명칭을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조직과 프로그래밍이 전적으로 독자적으로 이뤄지는 행사에 저희와 공동 개최해왔던 행사의 명칭을 그대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명칭사용중지를 촉구하는 공문을 2차로 보낸 날이 이번 사건이 촉발된 시점과 일치했을 뿐입니다. 인권영화제 명칭 사용 건은 이번 사건과 전혀 별개의 일로 울산을 포함하여 전주, 광주 등 전체 지역인권영화제들과 서울영화제의 관계 속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끝으로, 인권운동사랑방은 라넷 분들과 만날 수 있기를 지금도 희망하고 있습니다. 10월 26일엔 다른 일정과 겹쳐 만남이 어려우시다니 무척 안타깝습니다. 다른 단체와의 만남은 가능하다면 26일에 예정대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좀 무리한 일정인 줄 알지만, 만약 라넷에서 10월 27일 이른 아침에라도 저희와 만날 수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저희가 10월 27일 오전 10시 경까지는 울산에 머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 어렵다면, 다음 주 중에 가능한 일정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10월 24일 인권운동사랑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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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5일 오후 4시 30분 라넷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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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에게
메일 잘 받았습니다.
우리의 생각을 말하겠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이 보낸 답신에서
우리가 질문한 충분한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일을 바라보는
인권운동사랑방의 "판관"적인 태도를 부인하기 힘듭니다.
인권운동연대와의 비공개 만남에 대한 이유와 과정을
왜 번복하면서 설명하는지
여전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인권운동사랑방이 인권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고 있는
폭력에 대해 실망을 감출 수 없습니다.
"내부 토론과 입장 마련을 위한" 면담 요청 메일을
우리에게 보냈던 인권운동사랑방은
이번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평행선>의 공동 감독 이혜란씨에게
"조사"라는 명목으로 만남을 요청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인권운동사랑방의 태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인권운동사랑방에게 이번 일을 조사할 권한을 주었습니까?
우리는 인권운동사랑방의 면담 요청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이번 일과 관련된 인권운동사랑방의 움직임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10월 25일 라넷
인권운동사랑방이 10월 28일 아침 8시 20분에 올린글
<...쓸쓸함 하나에 답한다>를 28일 정오쯤 보게 되었습니다.
그날 하루는 참 힘들었습니다.
노혜경씨 글에 대한 반박문이었지만
두달전인 9월 7일 인권사랑방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의 느낌이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통증이 가슴을 누르는 것 같았습니다.
9월 7일 새벽.
상영을 거부한다는 글을 올리고 무척 힘든 하루를 보냈습니다.
제가 전화를 받은 때는 그날 저녁 무렵이었지요.
믿기지 않을 만큼 고압적인 말투 때문에
순간 얼이 빠질 듯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말투에 대한 항변 대신
인권사랑방에 누가 되었다면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더듬더듬 하면서 통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라넷의 의도와는 달리
사람들은 같이 보기 때문에 해명을 해주셔야합니다'라는 말에
'사람들이 같이 보는 문제까지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요?'
라고 답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이 오고 갔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그럼 우리가(라넷)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중단했으면 좋겠어요'
'무엇을 중단하라는 말입니까?'
'글 올리는 걸 중단해주세요.'
'글은 네티즌들이 퍼 가는 것인데, 그걸 어떻게 중단시키지요?'
'그럼 사랑방과 무관하다는 글을 올려주세요.
올라온 글마다 리플을 달아주세요'
'글이 어디어디 퍼져있는지 그것마다 다 찾아서 해라는 말입니까'
잠시 서로 주춤했었습니다.
'다음부터 올리는 라넷의 글에는 그 사실을 명기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올라온 글도 인권사랑방홈페이지, 인권영화제홈페이지,
울산인권영화제홈페이지, 울산인권운동연대홈페이지에는
꼭 해명 리플을 달아주세요.
그리고 이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공식입장을 낼 수가 없어요'
'누가 공식 입장 내달라고 했습니까?'
'일부 네티즌들이 그러고 있쟎아요?'
'네티즌들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문제를 저희보고 그러면
어쩌란 말입니까? 네티즌으로서는 당연한 발언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쪽에서 그러시면 안되죠.'
이렇게 저와의 통화는 끝나고, 통화가 끝났을 때 기분은
무언가 대단히 잘못하고 호되게 꾸지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 무슨 오해가 있는 건 아니가... 왜 사랑방이 저렇게 기분 나빠할까...
다시 서은주 감독이 전화를 했습니다.
방금 통화한 분이 누구신지 여쭈었고
인권영화제 프로그래머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런 '무관함을 알리는' 해명글이
사랑방을 더 곤란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물음에도 꼭 그렇게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고
그게 사랑방 전체 공식입장이냐는 물음에
영화제 담당자로서 요구라는 애매한 말을 들었습니다.
도대체 우리의 어떤 행동이
인권사랑방을 힘들게 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서 홍은영씨와 아주 약간의 친분이 있고
8월 25일 한국여성연구소 상영 때 『밥.꽃.양』을 본적이 있는
이주영씨에게 홍은영씨가 통화를 했습니다.
그 통화는 개인적인 질문이나 이주영씨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한 통화였기 때문에 그 내용을 여기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담당자는 아니지만 이주영씨는
라넷과 사랑방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나름대로의 의견을 저희에게 친절하게 말슴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저희들의 그날 9월7일 새벽에 발표한
입장글을 훑어보았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같이(인권영화제와 울산인권영화제를 같이..) 볼 수 있다'는
생각부터 들었을까.. 어떨덜한 가운데 억울하기도 했습니다만
여전히 무슨 오해가 있을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10월 28일에도 변함없이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시 봤습니다. 지금 이 순간 조차 아무리 뜯어봐도
우리가 [인권영화제]와 [제2회울산인권영화제]를
혼동하여 뒤섞어 쓰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렀습니다. 10월17일.
그때는 울산상영회를 앞두고
저희가 또 한번 힘든 시간을 맞이하던 때였습니다.
사전검열에 대한 문제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울산상영 일정을 잡는 것부터가 마음 한구석에 석연챦은 느낌도 있었으며
적극적으로 상영추진을 하겠다는 울산지역 개인이나 단체들의
지원체계도 고사한 상태에서 상영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추진위를 하시겠다고 오신 분들의 도움을 받는 가운데
상영 준비가 되고 있었습니다만, 심신은 지친 상태에서
본격적인 음해성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상영준비를 위한 물리적 준비도 만만챦을 시기였습니다.
그전까지는 주제별로 끊어서 설명하는 형식으로
영상발표를 했기 때문에 마스트본이 여러개로 나누어져 있었고
이것을 상영용 테이프 하나로 재편집하는 일도
시간과 집중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영장을 체크해본 결과
그 공간에 장착되어 있는 빔프로젝트나 음향등이
상영에 불충분하다는 진단이 내려졌고 스크린 크기도 문제여서
상영장 시스템과 상영당일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적 물적 자원에 대한 섭외도 해야하는 등,
그 외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무척 많을 때였습니다.
그런 순간에
영화제 공개토론회 공지사항이 올라왔고
그 공지사항을 확인하고 입장글을 새벽에 올리고
다시 한번 세밀하게 상영장 체크를 하러 울산으로 갔습니다.
울산에 가서 인권 사랑방이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방문하고 갔다는
사실을 좀더 분명히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0월 17일 그날,
울산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인권 사랑방 이주영씨의 전화를 받게되었습니다.
9월 7일 이후로 이주영씨와 홍은영씨는
이 문제를 놓고 2번 정도 긴 통화를 하였는데
그때마다 이주영씨는 인권사랑방 활동가이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담당자가 아니라서
개인적인 의견 이상을 말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홍은영씨는 너무 답답해서 의견을 묻는 상태에서 통화가
이루어진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10월 17일) 차안의 통화에서
갑자기 이주영씨가 이 사건 담당자가 되어
홍은영씨에게 통화를 한 것이었고,
10월 19일 만날 수 없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답답해서 물어보는 전화를 할 때는
개인적인 의견 이상 말할 수 없다는 이주영씨가
갑자기 담당자가 되어버린 것,
10월 11일 이 사건과 관련하여 울산인권운동연대를 만났다는 사실,
만난 이유에 대한 설명이 일관되지 않는 것,
아무런 고려없이 19일에 만날 수 있느냐고 묻는 발상 자체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감정이 상하는 건 둘째 문제였습니다.
그 후 1주일간 메일이 오고 가고
10월 25일 면담거부 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게시판 1828번 참조)
인권사랑방의 메일에서는 '면담요청'으로 표현되었지만
이미 "사실조사"라는 말이 사랑방 관계자를 통하여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의아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왜 사실조사를 해야 하는가? 사실조사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통하여 드러나는 쟁점 자체가 워낙 복합적이라서
어느날은 사전검열이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되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98정리해고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다가
또 어떤날은 밥에 대한 각자의 의미가 표현되다가,
소수자와 여성, 외압과 권력.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의 사고패턴,
대동단결, 대동단결에 대한 허구성, 저작권 프라이버시,
또 어느순간은 월장사태, 꾸준히 간간히 올라오는 클립에 대한 감상문등..
정신없이 엉겨들고 서로 포개지고 또 어긋나는 말들이
눈덩이처럼 굴러가고 있는 와중에
사전검열 사태를 둘러싼 사실공방이 오고가고..
이 사실 공방 조차도
영화제 집행위는 9월 21일 홈페이지 폐쇄이후 일체 함구를 하고 있고,
영화제 관계자로는
10월 5일 게시판에 글을 올린 조직위원장 김연민교수와
10월 13일 "계속되는 라넷과 평등여성의 거짓말에 치가 떨린다"는 글의
총괄프로그래머 김진영씨가 한번 나타났다가 사라진 상태입니다.
김연민 교수는 상영작결정 과정에 대한 논쟁에서
어느 정도 논쟁을 통하여 서로간의 의견 수렴을 하신 셈이고
김진영씨는 라넷, 평등여성측과 대립점만 남긴채
현재로는 서로서로가 거짓이라고 주장만 팽팽한 상태에서
사실공방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저는 우울한 물음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내부사정" 때문에 시간도 여력도 없다고 하던 인권사랑방이
사전검열과 외압을 둘러싸고 이 복잡하게 얽힌 사실관계들을
어떤 방법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왜 사실조사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는가?
외압이 어떻게 있었는지
구체적인 경로를 밝히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시작된
서로 서로 엇갈리는 언술들 중 하나를 진실이라고 밝힐
특별한 노하우라도 있다는 말인가?
아니면 그것을 식별할 수 있는 탁월한 감식안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하나의 영화를 둘러싸고 서로간의 삶의 태도, 관행
판단방식이 충돌해서 불거진 사건,
이 사건의 전개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판단과 표현,
무수한 질문과 문제제기 사이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전혀 다른 해명과 주장들이 엇갈리는
이 다층적인 언어의 숲에서 인권사랑방은
무엇을 위해서 다섯단체를 주목해서
이미 수없이 반복된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사실조사'라는 언어를 주저없이 사용할 수 있을까?
"어찌된 셈인지 정확히 알고 싶다"
"좀 더 자세한 사실을 알고 싶다"
"도무지 뭐가뭔지 모르겠다."
"취재를 하고 싶다"
"서로간의 주장이 엇갈리니까, 다시 한번 묻고 싶다"가 아니라
"사실조사"
인권사랑방 아니라 누구에게서라도
"사실조사"를 받으면서 이 싸움을 한다는 건
우리에겐 상상 조차 해보지 않았던 일입니다.
질문과 대답을 통해서 서로서로의 말과 행동이 충돌하면서
복원되고 그러면서 구체적 사실과 그 사실 속에 포함된 의미들을
서로서로 추적해가는 이 엉긴 실타래를 양쪽에 잡고 있는데
여기 느닷없이 "우리도 이제 입장이 있어야겠으니 조사를 좀 하자"고
등장했습니다. "조사"를 하자고 말입니다.
물론 언어의 감각을 가지고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한다고 하시겠지요.
그런데 지역인권영화제와는
명칭도 회수할 만큼 독립적인 관계라는 것을 분명히 했고,
저희 라넷과도 전혀 조직적 관계가 없는 인권사랑방이
이번에도 어감이나 관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사실조사"를 하겠다는 말을 하다가,
자신의 입장마련과 내부토론을 위하여 "면담요청"을 종용합니다.
마치 명분이라도 쌓으려는 듯 차곡차곡 메일을 보냅니다.
누구나 지금 제 자리에 서게 되면,
아무 이유없이 무시당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될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을 아무런 감정없이 겪을 수 있겠습니까?
무관하다는 내용을 명시해달라는 요구.
사실조사.
입장 마련을 위한 면담 요청.
인권사랑방과 라넷의 관계가 왜 이런 맥락에서 연결되어야 하는지
백번을 생각해도 납득할 만한 근거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관하면 무관한대로 계속 나가십시오.
사실을 알고 싶다면 조사라는 방법보다 더 지혜로운 접근도 있습니다.
왜..? "무관함"과 "사실조사"라는 모순되는 행동을
한꺼번에 감당해야 하는지
누가 저에게 납득 좀 시켜주세요.
우리는 영상보고서를 만들었고 그것을 상영하기로 한 과정에서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여러 유형의 검열을 인정할 수 없어
싸움을 시작한 개인이며 영상작가입니다.
우리는 조직도 단체도 아닙니다.
어떤 경우라도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일에는
과감하게 거부하는 감수성을 키울 수 밖에 없는 작업을 해온 사람들입니다.
이 싸움도 그런 기질 때문에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가 왜 인권사랑방의 납득할 수 없는 요구를 연거퍼 수용해야 합니까?
어떨결에 당하는 건 한번으로 족합니다.
그런데 10월 28일 인권사랑방에 올린 글을 보고
저는 "심장 상한다"는게 어떤 것인지 정말 실감했습니다.
인권사랑방은 저희가 공개하지도 않은 공식메일에 대한
답변의 마지막 부분을 잘라 올리면서
공격의 화살이 쏟아진다는 표현을 했습니다.
게시판을 공포의 공간이라고도 합니다.
저 역시 자유게시판이 공포의 공간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실명으로 필명으로 쏟아지는 억측과 모함 때문에
정말 컴퓨터 모니터를 박살내버리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정리해고자의 아내를 노혜경씨로 몰아가는 글을 볼때는
정말 익명성의 폭력이 극에 달하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그러나 2000개의 글이 올라오기까지
LARNET의 이름으로 혹은 저의 실명으로 발표한 글들은
열서너개 정도일 것입니다. 두려움 때문에 말을 아낀 것은 아닙니다.
마녀사냥의 말대로 필명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실명으로 쓰는 회수를 줄인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말을 줄인 것은 공포 때문이 아니라 고통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게시판은 라넷의 것도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가끔 욕설과 인신공격이 난무할 때도
그 어느 글도 지우지말기를 운영자에게 부탁드렸습니다.
억측을 부리는 그들 혹은 그녀들 조차도
이 공간의 보이지 않는 땅떼기에
집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에게도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이 별로 익숙한 곳은 아닙니다.
99년 참세상에서 세기말현장리포터라는 공간을 함께 만들어 보았지만
온라인 글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영상을 하는 저희들로서는 누구보다
사이버 공간의 한계를 잘 알고 있습니다.
사이버시사회와 23일 상영을 동시에 보신 분들은 아마 느끼실 것입니다.
같은 장면이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재생되느냐에 따라
그 느낌과 감각의 결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사이버시사회는 화면의 질감을 무척 중요시하는
저희들로서는 대단히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이버공간과 실제공간은 현실과 허구라는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공간개념이 아니라 그것 자체로
각각 고유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인권사랑방은 인권사랑방의 말대로
공격이 이제 시작되었을 뿐인데 이 공간이 그렇게 막힌 공간으로
소수의견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과 공격의 장이라는 의미로만
읽혀지게 되었을까..
이것 또한 의아했습니다.
저희가 안티사이트를 개설하기 전인 울산영화제 게시판에서도
마찬가지의 논쟁이 격렬하게 진행되었는데,
그때부터도 그런생각을 했었는지
그래서 울산영화제 게시판 폐쇄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으셨는지
정말 억측같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의 억측이라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시간도 흘렀고 논란이 확산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고는 하나
어떻게 보면 그리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는 게시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하루에 올라오는 글의 숫자나 쟁점은
당사자라고 하는 저희들도
다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진도가 빠르고 빽빽합니다.
그것이 어떤 입장이든 아무튼 정말 놀라울 정도로 열심히들
생각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인권사랑방이
이 게시판을 폄하하는 것에 대한 비난을 하고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만든 또 다른 싸움의 장이고,
표현의 공간이 되어버린
이 게시판에 대한 절박함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곧 이 싸움에 대한 절박함의 차이이기도 하지요.
고통스럽고 조심스럽지만 싸움의 절박함 때문에
말도 아닌 억측과 모함에 엉겨들었지만
저는 이 공포의 공간이 두렵지도 않고
닫혀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여기 아니면 갈 데가 없습니다.
한때 울산영화제 게시판이 폐쇄될 거란 소문이 돌 때,
서은주감독이 그랬습니다.
여기 폐쇄되면 우리 어디로 가야되나?
갈데 없으니까 인권운동사랑방에 거적이라도 깔고 들어가야하는거 아니야?
그때 이광길씨의 싸늘한 시선을 느꼈습니다.
누울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고....
그런데...
<...쓸쓸함에 답한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 글을 읽으면서 비로소...
"사실조사"에서 "면담요청"으로 바뀐 메일에 거부의 답변을 보내면서
들었던 심란한 의문이 풀리게 되었습니다.
왜 상영거부 입장글을 낸 첫날,
인권사랑방이 라넷에 그런 태도를 취했는지 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