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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번호: 708
글쓴날 : 2001-10-08 11:31:38
글쓴이 : 아줌마 조회 : 141
제목: 나, 울산아줌마
나, 울산아줌마야.
나 여기 매일 들어와.
글을 읽고 나면 나도 막 글이 쓰고 싶어져.
조금 쓰다가 확 지워버리고 나가.
왜? 내 글은 뭔가 논리적이지 않은 것 같아서,
내 맘에서 하고 싶은 말이 글로 표현되지 않아서.
속이 부글거리다 그냥 나가.
난 요즘 공부를 새로하는 기분이야.
인권, 영화, 나 그런거 잘 몰랐어.
이곳에 들어와서 난 너무나 많은 걸 배워.
나랑 너무나 멀었던 인권, 이렇게 관계있는 줄 난 몰랐어.
나, 울산에 살아. 아줌마로 살고 있어.
양정동을 오가며 식당아줌마들의 텐트를 힐끔힐끔 보았어.
98년 그 때, 나도 뭐 도울 일이 없을까 해서 몇 번 자동차에도 들어갔었어.
아무튼 싸움이 끝나고 식당아줌마들의 문제만 남았을 때
나, 이런 말 들었어.
'식당 아줌마들이 좀 참아줘야 하는데... 노조가 지금 힘든데...'
그래서 난 아무생각도 못하고 그냥 식당아줌마들이 좀 참아주길 바랬어.
그게 맞는 줄 알았어.
왜그랬냐고?
난 노조운동 잘 모르니까.
노조운동을 하는 '세상을 바꾸려고 사심없이 애쓰는'
운동하는 남편이 그게 맞다고 하니까
큰 길을 위해 좀 참아주지 싶었어.
난 지금 너무나 부끄러워.
왜 그것만큼이었을까?
그 때, 아니지, 그게 아니지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까?
나중에 또 한참 나중에
말이 안되고 논리가 안되서 아무런 글도 남기지 못했다고
'밥꽃양'을 기억할 때 마다 부끄러울까봐 이렇게 글을 남겨
나 밥꽃양 보고싶어.
밥꽃양은 밥꽃양인데 속일 수 없는 사실인데
그것갖고 또 덧씨우고 장난치는 것, 이젠 화내야 겠어.
나빠, 그러지 마.
정직해봐, 자신에게
조직이나 논리나 대의보다 더 중요한 것,
그건 진실이잖아.
봐봐, 너 자신을
그리고 저 자신도 신뢰해봐,
그럼 그까진 자존심, 사는데 아무것도 아닐꺼야.
그러니까.
잘못했다고 해. 다시는 속이거나 무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해.
누구에게 하는 말이냐고?
나 자신에게
그리고 밥꽃양을 깔아뭉게는 그 모든 족속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