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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참아지지 않는...
Name 김아롱 [rouge@dreamwiz.com]


Subject 참을 수 없는 참아지지 않는...


영화를 보면서 저는 통곡하고 싶었습니다. 아랫입술을 깨물며 얼마나 참았는지... 전 꼭 물먹은 솜뭉치처럼,, 영화를 보고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거운 마음이었습니다. (감독님! 어찌하여 제게 이런 고통을)

99년 세기말과 2002년..

99년에 전 이 영화 앞부분을 레이버 미디어 때 봤습니다. 전 울산출신이고 99
년 당시 학생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영상에서는 "예라고 말하시오"라는 부분이 기억납니다. 저는 어설프게 학생운동을 하면서 시위대오와 그 곁을 무심한 얼굴로 지나가는 학생들의 관계에 늘 의문을 품어왔지요. 그러나 그건 너무 오래된 관행같은 거라 제 의문은 늘 보다 중요한 것들에 의해 묵살?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반쯤은 지친 상태에서 이 영화를 만났을 때 전 정말 오랜만에 뜻맞는 친구를 만난 것처럼 오래 깊이 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발제문에서는 노조 지도부와 평조합원 간의 의사소통이라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것은 학생운동에도 해당되는 것이었고, 운동적 무의식을 예리하게 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예리함에 허를 찔린 이들은 이 영화가 몹시 불편했을 것입니다. 검열 사태가 벌어졌던 것도 그 탓이겠죠. 저는 다만 지쳐있었지만 감독님과 당시 세기말 현장 리포트 팀은 영화라는 형식으로 씩씩하게 싸워나가고 계셨던 것입니다. 저는 다만 울고 말았지만 감독님과 라넷 팀은 이렇게도 오래 오래 카메라의 맨눈으로 날 것 그대로의 진실을 기록하고 싸워오셨지요. 그래서 올해 이 영화를 다시 지켜보면서 저는 그 싸움에 감사하고 그 고단함이 안타까워 다만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군가 아직 변치않고 진실하게 싸우고 있다는 것에...

우리 울산 아줌마들, 제겐 너무 익숙한 사투리를 쓰는 내 이웃이던 아주머니들, 영화 후반부의 그녀들의 쓸쓸한 웃음과 통곡과 울부짖음이 제것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녀들 마음에 알알이 박혀버린 상처를 다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요.. 그녀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참 고운 얼굴들이었습니다. 황량하고 쓸쓸한 눈빛도, 외롭고 힘들게 싸워나가지만 때론 제대로 싸우는 것인지 자문하지만,,, 전 그녀들이 싸움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이 싸움에 다른 모든 이들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싸우라는 것을 배웠다.."는 감독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99년과 2002년의 저는 다른 모습입니다. 그때문에 모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이 영화는 자꾸만 제대로 살고 싸우는 게 뭔지 되묻게 합니다. 그래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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