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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번호: 2223
글쓴날 : 2001-11-04 14:27:47
글쓴이 : 최미숙(펌) 조회 : 89
제목: 우리의 밥과 꽃이었다가 그네들의 양이 되어버린...
가뿐 호흡을 다스려가며 이 글을 적어 보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을 것임을 안다. 그것은 이 영화가 비록 내 얘기는 아니지만, 식당일 하시는 어머니, 공장에서 일하는 내 친구 그리고 직접 그 현장에 계셨던 현대자동차에 근무하시는 내 외삼촌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난 영화 내내 흐르는 눈물을 참아낼 수가 없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큰 일을 하시는 우리의 아줌마들. 그녀들의 말대로 누가 밥없이 며칠을 버티어 낼 수 있단 말인가? 그건 마치 공기와도 같은 얘기일 것이다. 늘 주위에 불편을 느끼지 못하게 자리하고 있기에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 더 나아가 그 가치를 무시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10분만이라도 입과 코를 틀어 막고 있으라고 하면 이해하게 될까?
난 어머니를 통해 식당일의 힘겨움을 익히 알고 있다. 여름이면 온 몸에 열꽃이 돋아나 한달 내내 병원에 다녀도 늘 열주위에 몸이 노출되어 있어서 쉬이 낫지도 않고, 늘 손은 물집이 잡히기 일쑤고, 어디 몸 구석구석 쑤시지 않은 곳이 없는 그 고된 일. 그러나 그 속에서도 그 일을 통해 먹고 살아가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자식들이 있었기에 힘이 났던 그녀들. 그 일은 그녀들과 가족들의 밥이었고, 힘이었던 것이다. 그 일을 수십년 지켜온 그 일을 하루 아침에 빼앗긴 그녀들 마음의 절절함을 어찌 말로, 글로 다 할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그 부당해고를 자식들에게 만이라도 물려주지 않으려는 그 눈물겨운 투쟁을...
여러가지 장면들이 남지만, 특히 한 사람의 외침이 귓가에 쟁쟁하다.
"약한자를 지키는게 운동아닙니까? 노동운동 그런거 아닙니다."
단식투쟁을 하시면서 이리저리 먹고 싶은 것들을 얘기하시는 장면들을 보며 많이도 울었더랬다. 입에 휴지를 꼭 문채로 병원에 실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시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이것이야 말로 진한 삶의 모습이고 자세였다. 이 보다 더한 극한 삶의 표현이 있으랴?
난 이 영화가 왜 상영되어질 수 없는 지 내 상식으론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영화야 말로 상영되어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가리워져 있었던 진실을 일깨워 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는 아무런 장치(효과음, 화려한 영상 ...)도 없다. 이것은 하나의 거칠고 단단한 생의 보고서이다.
작은 웅성거림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웅성거림이 큰 소리가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 속에 웅크리고 있는 진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 진실의 힘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처를 덮어두려는 것이다. 얇은 상처는 덮어두어서 딱지를 만들지 몰라도, 깊은 그래서 고름이 질질 흐르는 상처는 칼로 환부를 도려 내어야 만이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것을 얇은 상처로 보시는가?
왜? 힘없는 아줌마들의 얘기여서?
마음을 조금씩 추스리면서 마지막으로 무참히 양들을 짓밟은 그들에게 한마디 하고자 한다. 걸걸하고 앙칼진 박경림의 목소리를 빌어와
" 야! 이자식들아, 너 인생 그 딴식으로 살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