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종희 현대자동차 노조식당 운영위원장
"노조는 우리를 성차별했다"
1998년 정리해고 저지투쟁부터 2000년 복직투쟁까지 식당 여성노동자들을 이끈 최종희(54)
위원장을 만나보았다.
- <밥·꽃·양>을
보셨는지.
“식당
조합원들이 다 보지는 않았지만
운영위원 6명은 모두 봤어. 우리가 싸운 과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서 다시 보니 그때의 감정이 복받쳤지. 어떤 사람들은 이번 상영거부 과정에
우리가 문제제기 했다고 말하는데, 그런 적 없어. 프라이버시 문제도 본인이 직접 하면 모를까 제삼자가 문제삼는 것이 주제넘는 소리지. 어쨌든
거짓으로 꾸민 것도 아니고, 별 문제 없어. 오히려 우리가 못하는 걸 대신해주니 고맙고 간직하고 싶지.”
- 영화 끝장면을 보면 매우 허탈한 표정인데.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부른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어. 그렇지 않았다면 고생도 안하고
위로금 2000만원 받고 희망퇴직했지. 희망퇴직자나 우리나 계약직으로 일하게 된 건 마찬가지잖아. 우리가 순진했어. 영화를 보니 노조가 우리를
속였다는 생각이 들어. 애초부터 우리를 타겟으로 정해놓은 거야. 같은 조합비 내는 조합원인데, 우리가 수가 적고 여자라서 무시한 거야. 우리처럼
한 부서가 모조리 정리해고 당한 일은 없었어.”
-
노조를 상대로 싸울 때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았을텐데.
“그랬지. 하지만
부당한 정리해고를 철회하라 싸우는데 노조가 조합원 도와줘야 옳지, 나 몰라라 하는 게 말이 돼? 노조는 우릴 성차별한 거야. 처음에는 하청으로
가도 월급을 80% 보전해 주겠다, 나머지는 노조가 수익사업해서 메워 주겠다, 말잔치였지 정작 노조가 맡은 후 전에 받던 월급의 60%밖에
못받았어요. 결국 퇴직금 다 까먹었지. 또 하청업체들간에 경쟁을 붙여 복수 메뉴를 하라고 해서 돈은 더 적게 받으며 일은 더 많아져서
힘들어.”
- 투쟁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어제까지 같은 조합원들이었던 사람들이 우리가
정리해고 되고 하청직원이 되니까, 아줌마들도 조합원이냐고 묻는 거야. 밥하는 아줌마들이라고 무시하는 거지. 그런 멸시를 받으며 믿을 건 우리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해졌지.”
- <밥·꽃·양>
상영거부 사태를 보며 느끼는 것은.
“나도 당시에는
노조가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걸 몰랐어. 그게 드러나니까 알면서도 묵인했던 사람들 마음이 편치 않겠지. 그때 우리 편은 노조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고통에 같이 울었던 영화찍는 친구들밖에 없었어.”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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