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울산영화제 집행위원회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규탄한다.
1997년 Q체널 다큐멘터리 영상제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본선 진출작이 상영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제작진들은 영상제 관계자에게서 '사장이 영화를 보고, 이 영화 상영하면 책임지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 한마디에 본선진출이 결정된 영화가 영상제가 시작되는 날 상영이 취소된 것이다. 제작진들이 영상제 관계자에게 강하게 항의하자 영상제 관계자들은 '레드헌트는 본선 진출작이 아니다'고 발뺌을 했다.
독립영화단체들이 연대하기 시작하자 관계자는 '심의를 신청해 심의필증을 교부 받으면 상영하겠다', '영화의 앞부분에 나오는 3만에서 8만의 제주도민이 사망하거나 실종했다는 자막이 나오는 부분을 삭제하면 심의필증을 준다고 한다. 그 부분을 삭제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레드헌트 제작진은 '어떤 형태의 사전검열도 인정할 수 없으며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면 상영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인해 레드헌트는 검열제도 폐지와 관련한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인간은 "진실을 향해 열려있는 눈"을 통해 세계에 대한 인식의 바다로 나아간다고 우리는 믿는다. 또한 "논란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표명하여 그에 대해 관객이나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의 차이가 서로에게 가감없이 인식되는 것이 인권영화제의 정신이요, 인권영화제"라는 여러 단체의 주장에 대해 우리는 동의한다.
그러나 울산영화제가 밥꽃양에 대해 사전검열을 하려 했었다는 사실을 접하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든 형태의 검열을 폐지하기 위해 힘들게 투쟁하고 있음에도 그것을 옹호하고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왔던 인권영화제라는 이름을 내걸고 울산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사전검열을 시도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을 넘어 참담하기까지 하다.
'표현의 자유'는 운동사회 내에서도 온전히 지켜져야 하며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사전에 같이 보아야겠다는 발상은 명백한 사전검열이다. "다른 곳도 아닌 인권영화제에서 우리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는 사실과 그 침해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밥꽃양 제작진의 현실은 더 이상 운동사회 내에서 인권과 표현의 자유가 편의적으로 수용되어서는 안되며 그 정신이 온전히 보전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인권영화제의 본질과 핵심에 정면으로 마주서기 위한 행동이며 의지"의 표현으로 밥꽃양 제작팀이 상영을 거부한 것에 대해 지지한다. 모든 형태의 검열에 반대하는 행동에 대해 우리는 강력히 지지한다. 우리는 울산영화제 집행위원회가 '표현의 자유침해', 및 '사전검열'에 대한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인권영화제를 준비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다시 한번 울산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레드헌트가 남긴 소중한 교훈을 되새기기 바란다.
2001년 9월15일
사회당 여성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