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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오뉴스 기사] 울산인권영화제 외압에 의한 검열 논란
현대자동차 식당아줌마 영화가 뭐길래
울산인권영화제 <밥·꽃·양> 상영놓고 논란


박수원 기자 ohmynews@ohmynews.com


▲울산인권영화제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 '밥·꽃·양'의 한 장면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기 위해 마련된 인권영화제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표현의 자유 실현을 위한 투쟁'을 내걸고 오는 10월 11일부터 14일 까지 진행될 제2회 울산인권영화제에서 1차 상영작으로 결정된 '여성노동자 영상보고서- 밥·꽃·양' (감독 임인애, 이하 밥·꽃·양)의 상영을 놓고 '사전 검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울산인권연대 등 14개 단체로 구성된 울산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와 울산대학교 총학생회 공동 주최로 마련되는 울산인권영화제는 '신자유주의와 통일'을 주제로 여성인권, 청소년인권, 올해의 한국인권영화로 나뉘어 약 30여 편이 상영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영화제 조직위는 참가 단체 실무자들과 시민들의 홈페이지를 통한 영화제 상영작 추천을 바탕으로 집행위원회를 거쳐 영화제 주제와 관련된 작품 15개, 여성인권 5개, 청소년인권 5개, 한국인권영화 5개 작품으로 상영작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사전 검열' 논란이 벌어진 것은 9월 7일 울산인권영화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밥·꽃·양' 제작팀 라넷(LARNET, Labor Reporters' Network)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제2회 울산인권영화제 상영을 거부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면서부터.

'밥·꽃·양'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현대자동차 식당여성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반대투쟁과 회사와 노조를 상대로 한 원직복직 투쟁과정을 담고 있는 작품. 특히 이 작품은 정리해고를 둘러싼 이해관계 속에서 기존 노동운동의 관성과 폐해를 가감없이 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넷에 따르면 7월과 8월 두 차례 여성의 전화, 평등세상을 여는 울산여성들(대표 조이영자. 이하 평등여성) 울산여성회 각 실무자 1인들이 회의를 거쳐 상영작을 선정했고, 그 과정에서 라넷은 상영 전제 조건으로 어떤 심의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 라넷이 "어떤 심의도 거부한다"는 조건을 달았던 배경에는 '박·꽃·양'과 비슷한 주제를 담은 영화 '평행선'이 현대자동차 노조의 항의와 반발로 유독 울산 상영 때마다 논란을 겪었던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평행선'은 제1회 전주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00년 서울인권영화제와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등 객관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작품.

이런 이유 때문에 '밥·꽃·양' 제작팀 라넷은 8월 22일 영화제 집행위원회 회의 이후 9월 1일 후보작에 대한 상영작 검토 과정에서 "밥·꽃·양의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으니 우선 검토하고 상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참다운 표현의 자유와 사전검열 철폐를 위한 인권영화제 본래의 정신을 위배하는 사전심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결국 상영거부 입장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이 작품을 추천했던 평등여성도 7일 긴급비상총회를 개최해 "논란이 자유롭게 표현되고 서로 다른 주장들이 어떠한 간섭과 억압도 받지 않고 소통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인권영화제"라며 울산인권영화제 조직위원회 탈퇴를 결정했다.

'밥·꽃·양' 제작팀 라넷의 상영거부가 논란이 되자 울산인권영화제 김창원(울산인권연대 사무국장)집행위원장은 9월 10일 '밥·꽃·양 상영거부 사태에 대한 집행위의 입장'(이하 입장)을 통해 그 동안의 진행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김창원 집행위원장은 입장을 통해 "8월 22일 1차 집행위에서 작품당 50-60만원의 책정된 예산이 무리라는 지적과 함께 '밥·꽃·양'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여성부분 담당자들과 다시 논의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9월 5일 여성부분 회의를 통해 상영을 전제로 여성부분 담당자, 작품의 배우가 되는 현대자동차 식당 아주머니들, 그리고 집행위 관계자들이 작품을 한번 보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최종 정리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창원 집행위원장은 "울산인권영화제는 울산지역 14개 단체가 조직위원회에 들어와 있는 만큼 상영작 선정에 신중을 기해 왔다"며 "따라서 '밥·꽃·양'에 대한 사전검열을 진행한 적이 없으며, 또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울산인권영화제의 '밥·꽃·양' 사태를 지켜본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비슷한 내용을 담은 평행선도 울산 상영 과정에서 현대자동차 노조 때문에 곤욕을 겼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논란의 핵심은 현대자동차 노조 관계자가 '밥·꽃·양' 상영에 외압 행사를 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조직위원회 참가단체의 실무자도 '밥·꽃·양' 논란에 대해 "작품의 질적인 문제보다는 울산이라는 복잡한 정치상황과 얼마 남지 않은 현대자동차 노조 선거 등이 논란이 증폭된 배경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9월 21일 제10대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조는 4개 현장조직에서 후보가 출마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2001/09/11 오전 9:47:08
ⓒ 200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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