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검열 파장... 울산인권영화제 무기한 연기
<밥.꽃.양>은 반드시 샹영돼야
10월 11일∼14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제2회 울산인권영화제가 사전검열 시비에 휘말려 무기한
연기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현대자동차
노조식당 여성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반대싸움과 노조와 회사를 상대로 한 복직투쟁과정을 담은 <밥·꽃·양>(임인애 감독, 라넷 제작)에
대해 집행위원회가 ‘문제 제기의 가능성’을 이유로 영화제 상영 전에 영화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자 <밥·꽃·양> 제작팀이 9월 7일
인권영화제 홈페이지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제2회 울산인권영화제 상영을 거부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라넷측은 “누구의 어떤 문제제기라 할지라도, 어떤 명분과 절차상의 이유를 제시하더라도 작품 상영결정에
대한 논의가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 다시 고려해보고 상영해야 한다는 발상을 도저히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다”며 “이는 명백한
사전검열”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집행위측은 “<밥·꽃·양>에 대해 상영결정을 확정한 바가
없”고 “작품 상영여부 결정과 내부 입장정리를 위해 상영 전에 볼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전검열 논란이 거세어지자
집행위측은 21일 인권영화제 홈페이지를 폐쇄한데 이어 집행위원회도 해체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처음에는 ‘외부압력설’이 돌기도 했고, 진행과정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과정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아줌마들의 프라이버시 문제,
가격문제 등 지엽적인 문제가 쟁점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본질이 “거대노조의 눈치를 보며 다양한 의견을 가로막는
운동진영의 구태”라고 지적한다.
평등세상을여는 울산여성들의
한 회원은 “현대자동차 식당아줌마들이 정리해고되는 과정에서 노조집행부나 나머지 조합원들은 아줌마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데 모두 암묵적으로
합의했다”면서 “그런 마음의 빚이 영화가 상영되지 못하게 한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라도 아줌마들의 희생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면서 “<밥·꽃·양>은 반드시 울산에서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상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